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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감기 많이 걸린 사람, 코로나19 피해가는 이유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30 08:30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왕관(코로나) 모양의 바이러스 종류 중 하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유행 전부터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었다. 아데노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와 함께 바이러스 삼 대장 중 하나였다. 전체 감기 중 10~30%를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기 증상 정도만 일으키는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중증 폐렴 등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미국 캘리포니아 라호야면역학연구소(LJI) 연구팀은 어렸을 때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를 앓았다면 해당 종에 면역력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력도 좋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없는 사람 혈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혈액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6~2019년에 6개월~4년에 걸쳐 각기 3~7차례 채취한 표본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이들 혈액에 있는 면역세포(CD4+ T세포)가 4종의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와 변이 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T세포 면역 반응이 강한 사람일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어릴 적 생긴 면역이 성인이 돼서도 유지된 것이다. 참가자의 72~81%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보통 수준의 면역 T세포 반응을 보였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절반 수준의 면역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변이가 T세포 면역 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적기 때문에 오미크론 등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체에도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로 형성된 면역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린 시절 질병은 강한 면역 기억을 유발해 성인이 되면 감기에 잘 걸리지 않거나 무증상 또는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서 T세포가 표적을 삼는 부위는 내부 단백질이라 변이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12월 나온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알레산드로 세테(Alessandro Sette) 박사는 "변이의 출현이 면역 구축 과정을 복잡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면역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감염 빈도는 줄고 증상도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아직 그런 단계까진 오지 않은 것으로 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