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소아 코로나 환자, 열나면 수액 맞춰야 한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23 21:00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전체 확진자의 25%는 소아환자이다. 소아는 의사 표현이 어렵고 성인보다 발열, 통증 등에 취약하지만,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 소아 코로나 환자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둬야 할 대처법을 알아두자.
소아 발열엔 수액이 최고?… "근거 없는 얘기"
아이가 열이 날 때는 먹는 약보다 수액을 맞는 게 더 효과가 좋다는 풍문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맹신’이라며 선을 그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이지숙 수련이사(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탈수가 심하거나 쇼크 증후가 있는 환자라면 당연히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수액을 놓기 위한 정맥로 확보라는 술기 자체가 어렵고, 자칫 소아환자에게 매우 큰 부담을 줄 수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선별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연구결과를 보면, 경구용 해열제보다 조금 빠르게 열이 내릴 수 있으나 다시 체온이 오르는 시기는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수액과 해열제 주사는 감염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지숙 교수는 "보호자들이 해열제 주사 처방을 많이 요구하는데, 소아 환자는 경구섭취와 수분섭취, 요량유지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건강한 소아, 재택치료 문제없어
병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아이가 아프면 일단 응급실부터 찾거나 입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건강한 아이는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발열 등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고 치료가 된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류정민 부회장(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교수)은 "소아 환자는 대부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전에 건강하던 소아환자이고 상태를 잘 지켜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재택치료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다만, 류 교수는 “영아의 경우 고열만으로도 수유가 안 되고 탈수로 상태가 악화할 수 있어 의료진의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응급실로 가도 소아환자는 충분한 진료를 받기 어렵다고도 전했다. 류 교수는 “정부에서 재택치료를 위한 대면진료 의료기관 지정 및 소아 거점병원 지정 상담번호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호흡곤란, 의식저하 등 보일 땐 응급실로
단,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흡곤란, 크룹(급성 폐쇄성 후두염), 심근염,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한다.
류정민 교수는 “발열 시 약 8시간 동안 두 차례 해열제를 먹여 경과를 우선 지켜봐야 한다"며 "해열제 복용 후 체온 자체는 정상으로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계속해서 기운이 없는 등 상태가 좋지 않고 호흡곤란, 크룹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근염,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하고, 연락이 잘 안 될 경우에는 가까운 응급실, 가능하다면 소아전문응급센터나 소아과, 아동병원 등을 방문하라”고 조언했다.
5~11세, 고위험군만 접종 권고
코로나 감염으로 고생하는 사례를 접하면, 보호자는 우리 아이도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증화 위험이 큰 경우에만 백신 접종을 권했다.
류정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중증화율은 약 0.005% 그리고 치명률은 0.01% 정도로 굉장히 낮은 상태고,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는 시기가 시작돼서 건강한 아이들에게서 백신 접종의 이득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중증화 위험이 큰 면역저하자나 만성질환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는 소아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