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어린이 코로나 확진 급증… '한약' 도움 될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한의사 "바이러스 침투 못 막지만, 중증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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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들은 한약의 코로나 '예방' 효과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지만, 감염 시 중증 악화를 위해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국내 소아청소년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8일 0시 기준 국내 전체 확진자 수의 무려 4분의 1(25.56%)이 소아청소년이다. 아직 백신 대상이 아닌 5~11세 아동의 부모들도 자녀가 언제 코로나에 걸릴지 몰라 걱정이 한창이다. 이런 시기에 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한약(韓藥)’이다. 한약으로 어린 자녀의 면역력을 높이면 코로나19 감염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다.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

◇한약, 코로나19 예방엔 효과 없어
대다수 한의학 전문가들은 한약 복용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우석대 한의대 한방내과교실 장인수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모든 방어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체내로 들어와버린다”며 “현재까지 백신 이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오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한방소아과 민상연 교수는 “한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코로나19에 안 걸리는 건 아니다”라며 “한약이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도 없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소아청소년과 장규태 교수 역시 “한약이 코로나19를 예방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약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밝히기 위한 대규모 임상시험이 일본에서 진행 중이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차선책으로 복용하는 것은 ‘권장’
다만, 나이가 어려 백신 접종을 할 수 없는 경우 ‘차선책’으로 한약을 먹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대다수 한의사들은 “권장한다”고 답했다. 장인수 교수는 “한약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을 수는 없지만, 몸의 면역력을 높여 증상 발현을 억제, 중증으로 빠지는 걸 막아줄 수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한의대 양승보 교수는 “어린이들은 대체적으로 호흡기가 약하다”며 “코로나 감염에 대비해 호흡기를 강화해주는 한약을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소아한의원 해운대점 안예지 원장은 “나부터도 코로나 이후 한약을 챙겨 먹는다”며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21년 국제 학술지 ‘생물의학 및 약물치료’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한약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체 내에서 복제돼 퍼지는 것을 방해하고,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한다. 일본감염증학회 역시 지난해 한약이 코로나19에 대항해 체내 면역세포인 NK 세포 기능을 활성화하고, 과도한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공표했다(일본은 양의사들이 한약을 직접 사용함). 이를 위해 쓰이는 대표적인 한약은 기(氣)와 호흡기(肺)를 보강해주는 갈근탕, 보중익기탕, 소시호탕, 십전대보탕, 공진단 등이다. 이들 약은 성인은 물론 어린이들도 복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치료’에 있어 한약의 효과는 어떨까? 민상연 교수는 “아주 뛰어난 편”이라며 “이를 입증한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84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양방 치료만 실시하고, 다른 한 그룹은 양방 치료와 한약 치료를 병용했더니, 증상 회복까지 걸린 기간이 병용치료군이(7일) 대조군(10일)에 비해 더 짧았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파이토메디신’에 실렸다. 대한한의사협회 문영춘 기획이사는 “오미크론의 경우 한약으로 초기 치료를 하면 빠르면 3일, 늦으면 5일 안에 대부분 치료가 끝난다”며 “그 뒤 남은 잔기침, 피로 등도 한약으로 치료된다”고 말했다.

◇한의사 처방받아야 안전, 자가 복용 피해야
다만, 한약을 복용하기 전 한의사에게 상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간혹 집에 있는 녹용을 아이에게 무턱대고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평소 몸에 열이 많거나, 피부 트러블이 있거나, 설사를 하는 등의 어린이에게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장규태 교수는 “아이의 허약한 부분을 한의사가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안예지 원장은 “좋다는 한약재를 알음알음 구해서 의사의 진단 없이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라며 “기저질환이 있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극심한 아이일수록 약을 먹고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경우 한약 복용과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습관도 지도해야 한다. 안예지 원장은 “코로나 사태 이후로 활동량이 급격히 줄어 입맛이 떨어지고 먹는 양이 적어진 아이가 많다”며 “어떻게든 활동량을 유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게 요즘 시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 앞이라도 나가서 몸을 움직이게 하고, 집안에 있을 때도 아이가 일어나 움직이게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규태 교수는 “제철 음식을 충분히 먹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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