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질액·혈액 속 미생물 살펴… 조산 90% 예측 가능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신생아 사망 원인 ‘조산’…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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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면 미리 예방적 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신생아의 6~15%, 약 4만 명의 아이들이 '조산'으로 태어난다. 조산은 단순히 일찍 태어나는 것을 넘어 신생아 사망과 여러 후유증의 원인이 된다. 그만큼 예방이 중요한데, 아직 조산 위험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연구팀이 조산 예측과 관련된 다양한 바이오마커를 제시하면서 희망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조산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면 미리 예방적 치료를 통해 조산 위험을 막고 안전한 분만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질액·혈액 속 미생물과 유전자 살펴 조산 위험 추측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에 아이가 빨리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고령 산모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체외수정술 등이 증가하면서 조산 발생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조산은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아직은 예방이 최선이다. 현재 조산 위험을 예측하기 위해 현재 임상에서는 '피브로넥틴 검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정확도가 약 55%에 불과해 정확한 조산 위험성을 알아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조산을 예측하기 위한 바이오마커를 추가로 개발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영주 교수 연구팀은 임산부의 조산 위험 예측과 관련된 논문 2편을 SCI급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임산부의 질액 내에 존재하는 '대사체'에서 ▲아세톤 ▲에탄올 ▲에틸렌글리콜 ▲포름산염 ▲글리콜산염 ▲이소프로판올 ▲메탄올 ▲트리메틸 아민 N-산화물(trimethylamnine N-oxide) 등 농도를 살펴보면 조산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임산부의 혈액에서도 '레티놀(비타민A)' 수치가 낮으면 조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봤다.

이 밖에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바이오마커 발굴이 이어졌다. 김영주 교수팀은 임신부 혈액 유전자의 ‘메틸화 분석’에 집중하고, 임신 중기 임산부의 혈액에서 DNA 메틸화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특정 유전자 부분(각인 유전자 볼트 RNA 2-1의 프로모터 부분)의 메틸화 레벨이 30% 이상인 경우, 조산 위험률이 약 3.3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영주 교수는 "질액, 혈액의 미생물 분석으로는 조산 예측 정확도를 75%까지 높일 수 있었다"며 "여기에 DNA 메틸화 분석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확도는 90%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도출한 정확도는 서울대 통계팀과 함께 인공지능 분석을 거친 결과다.

◇"2~3년 후엔 90% 정확도로 조산 예측할 것"
조산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김영주 교수는 "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뇌출혈, 폐 이형성증 등 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며 "임신 중반기에 조산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조산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자궁경부 봉축술이나 뉴트로게스탄 질정 투약 등 치료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아직 조산 예측 신기술이 상용화된 것은 아니다. 다만, 도입 절차가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2~3년 후에는 산모들이 보다 정확하게 조산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주 교수팀은 앞선 연구를 통해 새로운 조산 예측 바이오마커에 관한 특허를 등록하고, 신의료기술 등재 신청도 완료했다. 김영주 교수는 "미생물 분석 지표(Bacteria Risk Score)에 관한 신의료기술이 통과되면,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을 거쳐 도입된다"며 "약 2~3년 후에는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조산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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