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반복해서 유산하는 30대 女 '항인지질항체 증후군' 의심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12 10:03
반복해서 유산을 반복하는 30대 여성은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우리 몸 전체 기관을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동맥, 정맥 등 전신의 혈관에 혈전(피떡)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폐혈전증, 심기능 저하, 뇌졸중 등 다양한 장기에 손상을 일으키고 여성에서는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황재준 교수팀이 2009~2016년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으로 신규 확진된 3088명의 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구 10만 명당 발병률은 0.75명, 유병률은 6.19명이었다. 여성과 남성의 환자 비율은 약 3대 2였고, 여성은 30대, 남성은 70대 연령군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국제학술지 JKMS에 게재됐다.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으로 혈전이 뇌에 발생하면 뇌졸중을, 말초 정맥이나 폐혈관에 생기면 망상 청피반, 하지정맥 혈전, 폐혈전증이 생길 수 있다. 검사에서 항인지질항체가 발견된다고 모두 진단되는 것은 아니며, 혈전증 또는 반복적 유산 등 임상소견이 동반되어야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황재준 교수는 "항인지질항체 증후군은 반복적 유산이 반복되는 경우에도 꼭 의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예전 연구 결과, 환자의 36%에서 유산·사산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은 가임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만큼, 유산이 반복되거나 임신 계획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항인지질항체 증후군 환자가 임신한 경우에는 항응고제를 사용할 수 없어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 주사로 치료를 진행한다. 분만 전에는 출혈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을 중단하며, 분만 직후에는 혈전증의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약 6주가량 저용량의 아스피린과 헤파린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