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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학] 출산 후 운동, 언제부터 가능할까?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4/19 08:30
여성의 몸은 임신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골격계는 물론 태아를 지탱하기 위해 근육과 인대도 늘어난다. 빨리 임신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으로 무리한 운동을 했다간,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출산 후 언제,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출산 후에도 근육 이완하는 호르몬 계속 나와
판단 기준이 되는 가장 중요한 근육은 복직근과 골반저근이다. 복직근은 복부 중앙에 세로로 길게 뻗어 있는 근육이다. 임신 중 배가 많이 나오면 복직근 앞쪽 중앙에 세로로 지나가는 백선이 분리되기도 한다. 이때 벌어진 인대와 근육은 출산 후에도 한동안 늘어난 채로 유지된다. 출산 후 자궁이 줄어들었는데도, 배가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이때 인대가 닫히지 않은 채로 뱃살을 빼겠다고 플랭크, 크런치, 마운틴 클라이밍 등 복압이 올라가는 무리한 운동을 하면 허리통증, 소화불량, 변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하면 탈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임신 중 이렇게 근육과 인대가 이완되도록 하는 데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관여한다. 이 호르몬은 콜라겐과 단백질을 분해해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고 느슨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출산 후에도 이 호르몬이 한동안 계속 분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산 후 3~4개월까지는 작은 충격에 무리가 오거나, 조금만 힘을 써도 허리가 불안정하게 비틀어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6주까지는 가벼운 운동 해야
이전 몸으로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던데, 그럼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걸까? 먼저 출산했던 병원의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현재 몸 상태에 관해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분만 후 회복 중이라면 아래 단계에 따라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 좋다.
▶출산 후 0~6주=가볍게 걷기와 약한 강도의 복부호흡법과 골반저근운동을 시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복부호흡법은 누워서 무릎을 세운 뒤, 들이쉴 때 배가 나오고 내실 때 배를 조이는 것을 느끼면서 호흡하는 운동법이다. 골반저근운동으로는 의식적으로 항문과 질을 5~10초 정도 조였다 푸는 일명 케겔운동이라고 불리는 운동을 한다. 그룹 운동 등은 출산 후 6주까지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출산 후 6~12주=이때부터는 가벼운 체조, 스트레칭 정도를 진행하는 가벼운 산후 운동 프로그램을 수강해도 괜찮다. 6주까지 진행한 가볍게 걷기, 복부호흡법, 골반저근운동도 동반하는 것이 좋다.
▶출산 후 12~16주=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서 점차 강도를 늘려본다. 운동 중 질 출혈, 요실금, 허리통증, 골반에 묵직한 통증 등이 느껴진다면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출산 후 16주 이후=운동 전후 허리통증, 요실금 등의 이상 증상이 없다면 점차 임신 전 운동 강도로 운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