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임산부에게 인기 '튼살크림'… "효과는 글쎄"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이원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2/10/25 14:45
◇튼살, 진피층 손상돼 생겨
튼살은 '팽창선조'라고 불리며 진피층의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변형돼 발생하는 흉터다. 처음에는 피부에 붉은색의 줄 모양으로 나타나지만 점차 하얗게 바뀐다. 정상 피부보다 약간 가라앉아 있어 만져보면 약간 울퉁불퉁하기도 한다. 주로 배, 가슴, 엉덩이, 허벅지에 잘 생긴다.
튼살의 원인은 다양하다. 주된 이유는 임신, 급격한 체중 증가 등으로 피부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이다. 또 사춘기, 임신, 내분비질환으로 체내 부신피질호르몬이 급격히 증가해 발생하기도 한다. 결핵이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도 피부 탄력섬유가 빠져나가 튼살이 생기기 쉽다.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 꽉 끼는 옷, 장시간 스테로이드제 복용이나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도 원인으로 알려졌다.
튼살은 보기에 좋지 않을 뿐, 그 자체로는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보습성분이 튼살 예방 못해
튼살크림의 주성분은 쉐어버터와 글리세린이다. 일반 보습제와 유사한 성분인데, 살이 튼 뒤 빠진 수분을 보충하는 역할을 한다.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 튼살 자체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습만으로 튼살의 원인인 진피층 손상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시중에 판매하는 튼살크림으로 튼살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강력한 근거는 부족하다"며 "예방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연구도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영국피부과저널에도 튼살크림이 효과 없다는 미시간대 연구가 게재된 적 있다. 연구 저자인 프랭크 왕 교수는 "튼살크림의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며 "특히 이미 튼살로 피부조직이 손상됐다면, 크림만으로 피부조직을 재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얗게 변하기 전 치료해야
튼살은 하얗게 변하기 전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 김범준 교수는 "하얀 튼살로 넘어가면 치료가 매우 길어지고 효과도 떨어진다"며 "초기에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한 적절한 치료 방법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된 치료법은 연고를 바르거나 레이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주로 사용되는 연고는 레티노이드 연고로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초기에는 피부 자극감, 홍반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약한 농도에서 소량씩 사용하며 자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빛에 예민해 저녁에 사용해야 한다. 레이저는 프락셀, 펄스다이레이저(PDL) 등이 있으며 콜라겐 섬유를 자극해 탄력을 더하거나 튼살의 붉은 색조를 완화 효과가 있다.
튼살은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려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체중 관리다. 김범준 교수는 "튼살의 주요 원인인 급격한 체중 증가를 예방해야 하며, 임신 시에도 과도하게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는 임신 중에 11~12.3kg의 체중 증가를 권장하고 있다. 물을 자주 마셔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다. 또 평상시 착용하는 옷도 중요하다. 김범준 교수는 "몸에 꽉 끼는 속옷도 피부 세포에 산소 공급을 방해해 튼살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