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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걸린 적 있다면, '심장 질환' 위험 쑥↑… 예방법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1/02 22:00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있다면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걸린 적 없는 사람보다 높아 조심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를 앓은 사람이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속에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해 피부 발진, 염증, 근육통 등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varicella-zostervirus, VZV)'가 원인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VZV가 활동을 재개해 신경 주변으로 퍼지면서 붉은 물집들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띠 모양으로 나타나도록 한다. 물집 부위는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대상포진을 겪었던 사람이 심뇌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이유는 VZV가 혈관에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면 피떡이라고 불리는 혈전이 생기게 해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원래 신경세포를 좋아하기 때문에 신경을 침범하고,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혈전을 잘 유발하는 방향으로 면역체계를 바꾸기도 한다"면서 "바이러스 자체가 가진 이런 성질 때문에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의 질환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팀이 2만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대상포진을 앓는 사람들이 앓지 않는 사람보다 심장연관 장애, 뇌졸중, 심장마비 발병 위험이 각각 41%, 35%, 5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이하에서 대상포진을 앓는 사람들 중 뇌졸중 발병 위험이 3.74배로 특히 높았다. 또한, 뇌졸중과 심장마비 발병 위험은 대상포진 발병 후 첫 1년 내에 가장 높았고 점차 감소했다.
대상포진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백신을 맞거나 제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 자체에 걸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려도 뇌졸중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66~79세 노인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대상포진 증상이 발생했을 때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는 것도 합병증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 신경과 이경렬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진권 교수팀이 항바이러스제 약물치료를 받은 대상포진 환자 8만 4993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더니 심뇌혈관질환 발생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대상포진이 발병하고 72시간 이내에 받아야 피부병변이나 신경통 등의 합병증 발병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