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대상포진, 50대부터 발병 위험 증가… 통증과 합병증 둘 다 막으려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6/17 11:01
한 때 X-세대로 불리던 70년대생도 이제 50대에 접어 들었다. 50대 역시 건강만큼은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 50대 연령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퇴행성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이 높은 증가율을 보이기 때문. 대상포진도 50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질병 중 하나다. 급성통증의 경우 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 대상포진은 포진과 통증은 물론 다양한 합병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발병 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면역력 떨어지는 50대, 대상포진 발병 고위험군
매년 대상포진으로 치료 받는 환자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5~2019년) 간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67만 명에서 약 74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기준으로 대상포진의 연령별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50대가 18만 2000여명(24.5%)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60대 15만 9000여명(21.4%), 40대 11만 8400여명(16%)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전체 환자의 61%(45만 명)가 여성, 39%(29만 명)가 남성으로 나타나 여성에서 대상포진이 더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가 주요 발병 원인"이라며 "50대 이상에서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특히, 50대 여성은 폐경기 전후에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가 면역력 저하의 원인이 되어 대상포진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발병 전 예방이 중요
대상포진은 앓고 회복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어 발병 전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발병 부위에 따라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상포진에서 회복된 후에도 수일에서 수년까지 합병증이 남을 수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 발진이 사라진 후에도 30일에서 6개월 후까지 지속되는 통증을 말한다. 급성 대상포진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만성피로, 식욕부진 및 체중 감소, 불면증과 같은 신체적 문제는 물론 불안,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나빠질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발병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시행한 코호트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경험한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해 뇌졸중과 일과성뇌허혈발작(TIA) 위험이 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결과에서도 대상포진을 경험한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1.3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안부 대상포진 환자에서는 뇌졸중 위험이 4.28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안부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에서는 치매 발병 위험도 2.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 속에 남은 바이러스 면역 떨어지면 재발 위험
대상포진에 이미 걸렸던 환자도 안심할 수 없다. 대상포진은 치료 후에도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몸 속에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조사결과 대상포진이 최초로 발병하는 비율보다 대상포진에 걸린 경험이 있는 사람에서 재발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0세 이상 성인 남녀 약 75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대상포진의 최초 발병은 1000인년(대상자 1000명을 1년 동안 관찰한 것으로 환산한 단위) 중 5.1명인데 반해 재발은 1,000인년 중 12명(5.3%†)에 달했다.
대상포진의 재발 위험 역시 성별과 연령에 따라 증가하기 때문에 50대 이상, 특히 여성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박근태 회장은 “대상포진에 걸리면 흔히 칼로 찌르는 듯 하다고 표현하는 극심한 통증이나 다양한 합병증도 문제지만 입원 등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 도 무시할 수 없다”며 “대상포진은 면역력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질병이므로 비교적 젊은 50대라도 건강에 자신하지 말고 운동, 적당한 휴식, 균형 잡힌 식사 등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의료진의 상담을 통해 발병 전 예방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 몸 한 쪽 부분에 심한 통증이나 띠 모양의 수포 등이 발생하면 대상포진을 의심하고 빠르게 병원에 방문하여 초기 치료해 합병증 발병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작을 지원 받아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