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대상포진'도 가족력…엄마가 대상포진 걸리면 자녀 걸릴 확률 최대 6.2배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이미지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다면 발병 위험이 최대 6.2배 증가한다./헬스조선 DB

따뜻해진 날씨에 어린 자녀들을 위한 나들이를 계획하는 가족들도 있고, 부모님과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자녀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행복한 시간도 가족들의 건강이 우선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가족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어떤 질병에 가족력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미리 예방한다면 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가족력 질환'이란 3대 직계가족 중 2명 이상이 같은 병을 앓고 있거나 앓은 경험이 있는 질환을 일컫는다.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유사한 환경 요인에 의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대표적인 가족력에 영향을 받는 질환에는 아토피, 고혈압, 암 등이 있다. 그리고 ‘통증의 왕’으로 알려진 대상포진도 가족력에 영향을 받는다.

#가족력 있다면 대상포진 발병위험 최대 6.2배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수두를 앓은 뒤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활성화 되면서 발병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 저하가 주요한 원인인데, 가족은 유사한 생활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상포진 가족력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연구를 통해서도 밝혀진 바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나 형제·자매 등 직계가족 중 대상포진에 걸렸던 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대상포진 발병위험이 4.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촌수와 관계 없이(1촌 또는 2촌)는 발병위험이 최대 6.2배나 높아진다. 즉, 부모님이 대상포진에 걸리면 자녀들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6배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가족력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고혈압(부모 기준, 약 3배)이나 일부 암(구강암·인두암·후두암·식도암 등 3.3~4.1배, 유방암·난소암·대장암 1.5~2.3배, 전립선암·방광암 3.4배)만큼 가족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지 확인하고 발병 이전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한 통증과 합병증으로 삶의 질 저하

온 가족이 대상포진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대상포진이 심각한 통증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질병 부담이 높아 가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경험하고 이들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한 통증척도에 의하면 대상포진의 급성통증은 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통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발병 부위에 따라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통증이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60세 이상 환자들의 50% 이상에서 나타난다. 이는 만성피로, 수면장애, 식욕부진과 같은 신체적 문제와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동반해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안구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눈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각막염, 결막염, 녹내장 등이 대표적이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실명할 수도 있다. 또한 치매(2.97배)와 뇌졸중 발병위험(4.28배)까지 증가시킨다.

질병부담도 상당하다. 대상포진 증상이 심하면 입원 치료가 필요하기도 한데,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일주일 이상(평균 재원일 수 8일) 입원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간과할 수 없다. 대상포진 입원환자의 경우, 치료를 위해 약 185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입원기간 및 총 의료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 예방, 면역력 높이는 생활습관 필수!

합병증의 위험성은 낮추고 질병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대상포진 치료의 골든타임은 72시간(3일) 로 알려져 있다. 이 기간 내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면 통증의 발생빈도와 통증의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피부 발진 등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상포진에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가족과의 시간이 많아지는 5월, 가족과 함께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대상포진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평소에 미리 면역력 관리를 해야 한다. 불규칙한 생활을 하거나 과도한 피로를 요구하는 일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영양섭취, 정신적 안정은 필수이다. 가까운 병·의원에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제작을 지원 받아 취재한 기사입니다.>




관련기사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