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불 타는 듯 아픈 '대상포진', 양방 치료에 효과 없다면…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9/12 05:30
대상포진은 몸에 잠복해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피부 수포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표적 증상은 극심한 통증인데, 심하면 옷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아프다. 치료 후에도 30% 이상은 만성통증이 1년 이상 이어지기도 한다.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급성기부터 한방 침·뜸치료를 병행하면 통증을 줄이고, 치료 이후 후유증을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 호소
대상포진의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은 바로 통증이다. 급성기에는 대부분 쑤시는 통증부터 불에 타는듯한 느낌과 같은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옷에 스치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유발되는 때도 있다. 또한 초기에 치료가 적절하지 못하면 만성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포진 후 신경통’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에서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며, 이 중 30%는 1년 이상 통증이 지속하여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기·포진 후 통증 조절이 치료의 관건
대상포진의 극심한 통증은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한다. 따라서 통증 조절과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억제가 치료의 주요 목표가 된다. 양방치료로는 바이러스의 증식과 확산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진통제를 이용해 통증을 조절하는데, 이것만으로 통증 조절이 어려운 경우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다. 환자로썬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럴 때 적용할 수 있는 게 한방치료다.
침·뜸·한약치료, 대상포진 치료 효과 입증
한방치료의 통증 감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서 확인됐다. 급성기 대상포진 환자에게 10일간 침과 뜸 치료를 했을 때, 표준 양방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통증 지속시간을 7일, 수포와 발진의 회복은 3~4일이나 단축시켰다. 용담사간탕과 같은 습열을 치료하는 한약 복용이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률을 7배 낮췄다는 연구도 있다. 신경차단술 등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60세 이상의 포진후 신경통 환자에게 계지가출부탕가감을 3개월 사용하여 76%의 통증 호전을 보였다고도 보고된 바도 있다.
급성기 통증, 포진 후 통증에도 효과적
급성기에는 양방 표준치료인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자가 치유력을 높일 수 있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매일 또는 격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침과 뜸치료, 항염증 작용을 하는 소염약침과 외용 한약 습포를 병행하면 수포고 수포를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통원치료를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병변 부위가 너무 넓어 이차감염이 우려되면 입원치료를 하기도 한다. 만약 피부 병변이 모두 회복되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오래되어 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단되는 때는 신경 기능의 회복을 돕는 봉독약침, 미세순환 개선 효과가 뛰어난 부항치료를 병행해 치료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는 "대상포진은 만성적인 신경통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침, 뜸, 한약 등의 다양한 한방치료를 통해 저하된 회복력을 올리는 것이 병의 치료뿐 아니라 이후 후유증과 재발의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