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뼈 말라'… 심한 다이어트 아니라 '뇌 고장' 문제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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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음식 섭취 제한은 뇌를 망가뜨린다./게티이미지뱅크
아이돌 가수, 배우 등을 보며 그들만큼 마른 몸을 갖겠다며, 무리한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10~20대가 많다. 최소한의 음식도 먹지 않으려 하고, 먹더라도 탄수화물과 지방을 완전히 배제한 불균형한 음식만을 섭취하려고 한다. 음식 씹기만 하고 뱉거나, 먹고 토하는 경우까지 있다.

이런 행위가 체중을 감량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행위가 체중이 아니라 뇌까지 바짝 마르게 하는 '섭식장애'라는 걸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한다. 섭식장애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BMI 지수 기준 정상 체중은 BMI 18.5 이상~23 미만이긴 하나,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에 따르면, 우리 몸은 체질량지수(BMI)가 19 이하가 되는 순간부터 문제가 생긴다. BMI 20 이상이 되어야만 뇌는 100%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포괄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온종일 하는 생각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미만이다.

BMI 18.5 미만은 저체중, BMI 17 미만은 거식증이다. BMI 17.5~19가 되면 음식 및 운동, 체중조절 등 보상행동에 대한 생각이 전체 생각의 25%를 차지한다. 서서히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수준이다.

BMI 지수가 좀 더 낮아져 15~17.5가 되면, 사실상 일상생활이 어렵다. 음식과 보상행동에 대한 생각이 60%를 차지해 일상적인 사고를 하기는 어렵다.


중증 거식증으로 분류되는 BMI 12 이하가 되면 일상생활은 불가능하다. 뇌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작동기억은 25% 이하로 떨어져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없고, 제대로 된 결론은 내지 못한다. 융통성이 없어지고 원칙이나 특정 기억에만 집착한다. 모든 생각의 95%가 음식과 보상행동, 식사 후 불안감소를 위한 행동으로 바뀐다.

음식을 극단적으로 먹지 않아 비타민, 미네랄 등 필수 영양소조차 섭취하지 않으면, 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뇌 성장과 활동을 위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뇌의 역할 중 하나가 상황을 조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인데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은 극단적 기아상태일 때는 이런 기능이 발휘되지 않는다.

이는 성장기인 10~20대에게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제때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뇌와 장기, 뼈 등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제 기능도 하지 못한다. 지나간 성장 시기는 돌아오지 않고, 영양결핍의 후유증은 평생 남는다.

다행히 섭식장애는 치료할 수 있다. 단기간에 완치하기는 어렵지만, 천천히 나아질 수 있다. 치료하면 틀림없이 낫는다. 치료를 일찍 시작한다면,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섭식장애가 있다면 우선 자신의 상태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율리 교수는 "많은 섭식장애 환자들이 모든 부문에서 다 완벽해지려는 경향이 있는데, 완벽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게 많다"라며, "쉽지 않겠지만 완벽하지 않은 '나'도 받아들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