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비만만큼 위험하다 ②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SPECIAL REPORT ■저체중이 왜 문제인가 ■체중을 건강하게 늘리는 법 ■근육을 키우는 운동& 식사법



PART2 저체중, 근육으로 벗어나라

저체중은 사망과 감염질환 위험 등을 유발하므로 이런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조건 식사량을 늘려서 살을 찌우는 것이 능사는 아니며, 살을 잘못 찌우면 오히려 각종 성인병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저체중은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좋을까?




1 지방이 늘어나면 안 된다

살을 찌우기 위해 식사량은 늘리고 운동량은 줄이는 사람이 있다. 또, 야식을 먹으면 살이 잘 붙을 것이라 생각해 라면 등을 먹고 곧바로 잠자리에 드는 사람도 있다. 이런 방법은 부족한 체중을 지방으로 채우는 결과를 낳는다. 지방으로 정상체중이 돼봤자 뼈와 근육이 튼튼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체중의 위험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오히려 심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각종 만성질환의 위험은 더 커진다. 혈관 염증이 생겨서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지방세포에서 나오는 렙틴호르몬이 과도해져 혈당 조절 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강신애·안철우 교수팀이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체성분 분석과 PET-CT 검사를 동시에 받은 1003명의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체중이어도 지방량이 많으면 혈관염증도가 높아졌으며, 지방량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되는 비석회화 혈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석회화 혈전이 혈관 속을 떠돌다가 쌓이면 혈관을 막는다.


2 근육을 늘려 체중을 늘려라

체중은 근육량으로 늘려야 한다. 근육이 적으면 낙상·골절, 당뇨병·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져 결국 사망을 초래한다. 우선 운동능력이 급격히 낮아져 기본적인 화장실 가기, 목욕, 요리, 장 보기 같은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진다. 다리 근력이 떨어지면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워져 자주 넘어지게 된다. <노인병저널>에 따르면, 대퇴 골절을 입은 여성의 58%는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다. 낙상 시 근육이 많은 사람에 비해 골절 위험이 커서 자연히 입원·사망 위험도 높아진다.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근육이 과도하게 적은 근감소증이 되면 체내 염증 물질인 ‘인터루킨-6’, ‘CRP’ 등의 수치가 증가한다. 근육 대신 세포에 채워진 지방에서 이런 물질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런 염증 물질은 근육을 더욱 위축시키며, 심장병·뇌졸중 등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장학철 교수팀이 65세 이상 노인 565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군과 정상군으로 나눠 조사한 결과, 근감소증군에서 심장병·뇌졸중의 위험인자인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인슐린 저항성 등이 모두 높게 측정됐다.

기초대사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육량은 기초대사량의 30%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기초대사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다. 근육량이 적으면 에너지 소비가 적어지고, 그 결과 비만과 내장지방이 유발된다. 이 탓에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위험이 커진다.

근육이 적으면 뼈도 약해진다. 골다공증 환자의 50%에서 근감소증이 동반된다. 근육은 수술 후 회복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육량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입원 중 움직일 수 있는 시기가 빠르고 운동량이 많아져, 산소와 혈액 공급 능력이 뛰어나 경과가 훨씬 좋다.




3 근육만 많다면 저체중이어도 상관없다

체중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정상체중으로 끌어올릴 필요는 없다. 정상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는데 살면서 한 번도 살이 쪄본 적 없던 사람, 급격한 체중 변화 없이 늘 ‘저체중~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사람, 저체중이지만 근육량이 충분하며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 등은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이런 사람은 선천적으로 기초대사량이 많아 저체중일 가능성이 크다. 기초대사량이 많으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정하 교수는 “개인이 근육량과 골밀도가 충분한지, 균형 잡힌 식사를 충분히 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우니, 가정의학과 등에서 운동생활검사 등을 통해 저체중이어도 괜찮은지 여부를 체크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근감소증이란

사람의 근육은 40세 이후 해마다 1% 이상씩 감소, 80세가 되면 최대 근육량의 50% 수준이 된다. 그런데 근육량과 근력이 지나치게 낮으면 ‘근감소증’으로 본다. 키(m)의 제곱을 팔다리 골격 근육량(kg)으로 나눈 값이 남자 7.09(kg/m2), 여자 5.27(kg/m2) 이하일 때 근감소증으로 진단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중 남자 35.3%, 여자 13.4%가 근감소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감소증은 주로 노인에게 흔하다. 근감소증이 몸속 각종 대사 능력, 세포·조직 산화 능력, 단백질 이용률, 삶의 질 등을 떨어뜨리고 체지방량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최근 전 세계 전문가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1989년 미국의 노화 연구 전문가인 어윈 로젠버그(Irwin Rosenberg)가 ‘사르코페니아(Sarcopenia)라는 말을 도입하면서 질병의 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팔다리 골격 근육량은 엑스레이, 골밀도검사기, 체성분분석기 등으로 측정할 수 있다. 저체중은 몸속 근육 비율을 따지지 않고 체질량지수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것이므로 근감소증과는 다르다.


저체중, 비만만큼 위험하다 ①

저체중, 비만만큼 위험하다 ③

저체중, 비만만큼 위험하다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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