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중, 뚱뚱한 사람보다 심방세동 위험 높아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한국인 13만명 대상 연구 결과… 호르몬 만드는 지방·근육 적은 탓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일종으로 뇌졸중 원인의 30%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심방세동은 지금까지 비만한 사람에게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비만뿐 아니라 저체중일 때도 심방세동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팀이 국내 40대 이상 건강검진 수검자 13만명을 분석한 결과, 나이, 갑상선질환, 폐질환, 흡연 유무와 관계없이 BMI(체질량지수)가 정상 범위(18.5~23)에서 1씩 내려가면 심방세동 위험이 13%씩 증가했다. 반대로 1씩 올라갈 땐 심방세동 위험이 6%씩 증가하는 데 그쳤다.

▲ 비만뿐 아니라 저체중인 사람도 심방세동 발병 위험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심방세동 발생률 역시 저체중인 사람에게서 과체중·비만인 사람보다 더 높았다. 인구 1000명당 심방세동 발생률은 ▲저체중(BMI 18.5 미만)일 때 3.6명 ▲정상(BMI 18.5~23 미만)일 때 2.2명 ▲과체중(BMI 23~25 미만)일 때 2.6명 ▲비만(BMI 25~30 미만)일 때 3명이었다. 고도비만(BMI 30 이상)일 때의 5.5명을 제외하면 가장 위험한 것이다.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체중일 때 지방·근육량도 적기 때문일 것이라고 최의근 교수는 추정했다. 그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넥틴 호르몬, 근육세포와 연관이 있는 마이오스타틴 호르몬은 다양한 방식으로 심장에 작용한다"며 "저체중일 땐 체내 지방·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이로 인해 두 호르몬이 적게 분비되고 심장에 영향을 줘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살을 찌우거나 빼는 방법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최 교수는 "체중이 정상이 됐을 때 위험이 감소하는지를 알아보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 치료 약물을 적절히 선택해 저체중 심방세동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최근 널리 쓰이는 노악(NOAC)이라는 약물은 출혈 부작용이 있는데, 저체중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이 부작용이 더 빈번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이땐 담당의사와 상의해 약물의 양을 줄이거나 비교적 출혈 위험이 적은 약물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심장 위쪽인 심방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질환. 혈전이 잘 생기고,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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