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흡연자와 주변인 모두 해치는 '독극물 칵테일'

김예지(약사·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약사통신]

▲ 김예지(약사·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매년 5월 31일은 세계금연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타(CDC)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금연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한다. 왜냐하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의 11억 5천만 명이 흡연자이고 흡연으로 인해 매년 600만명이 사망한다. 2030년엔 8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KBS의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흡연이 당신의 유전자까지 변화시킨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방영한 바 있다.

담배는 다양한 독극물을 혼합한 칵테일이다. 담배엔 40여 가지의 발암물질과 4000여 가지의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포함된 유해 물질이 포름알데히드, 벤젠,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이다. 흔히 담배진이라 불리는 타르는 각종 장기, 세포, 잇몸, 기관지의 세포를 파괴하고 만성염증을 일으킨다. 일산화탄소는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려 만성 저산소증을 일으켜 신진대사에 장애를 주고 조기노화를 촉진한다. .니코틴은 담배의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며 말초혈관을 수축하여 혈압을 올리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또한 소화기계에 작용하여 궤양을 일으키고 내분비계, 호흡기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각종 암의 30%가 흡연에 의해 발생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더구나 심혈관계 환자 10명 중 1명은 흡연이 원인이다. 왜냐하면 담배는 말초혈관을 수축시킬 뿐만 아니라 혈압도 올리고, 동맥 경화를 일으켜 심혈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흡연은 흡연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도 위험에 노출시키게 된다. 흡연자의 호흡, 땀, 머리카락에서 이러한 발암물질들이 분비되어 옷, 소파, 벽, 커튼에 옮겨 붙게 되고 실내공기 중에 떠돌아다녀 가족에게 전이시킬 가능성이 있다. 흡연자와 함께 사는 아이는 5세까지 담배 102갑을 피운 것과 같다고 하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있다. 부모가 금연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는가.

흡연이 위험한 만큼 금연은 당연히 좋은 선물을 제공한다. 금연 후 1~9개월 후에는 여러 암 발생 위험이 줄어들고, 10년 금연 시 폐암 위험이 50%나 줄어든다고 한다. 물론 심혈관계 질환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금연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매년 새해가 되면 올해는 꼭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한다. 그 이유는 우리 뇌에 ‘쾌락 중추’ 혹은 ‘보상 신경 회로’라고 표현하는, 쾌락이나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 회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신경 회로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마약성 진통제(Opioid)가 대표적인데, 중독 환자의 뇌에선 이들 물질의 기능 이상이 발견된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7초만에 뇌에 도달해서, 니코틴의 작용을 강화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서 두뇌의 도파민의 활동을 강화하여 정신흥분제가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마약 효과를 유발하여 쾌감을 증진시킨다. 시간이 지나 니코틴의 농도가 떨어지면 니코틴 수용체가 체내 니코틴 농도를 기억하기 때문에 계속 담배를 피우게 되고 끊기 힘들게 된다.

혼자 시도한 금연에 실패했다면 금연에 도움을 주는 기관을 찾아보도록 권하고 싶다. 보건소, 약국, 중증고도흡연자 대상 금연서비스(서울금연지원센터) 등이 있다. 또한 금연 정보를 얻으려면 온라인 상담을 할 수 있는 1544-9030을 이용하거나, 금연길라잡이, 청소년 금연짱을 이용할 수 있다. 보건소에서는 금연클리닉을 운영하여 1대 1 금연 상담과 필요시 니코틴 패취, 니코틴 껌을 무료로 제공하고 금연치료, 처방도 하고 있다. 세이프 약국에서는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과 연계하여 금연하고자 하는 분께 4주간 금연상담과 함께 필요 시 금연관련 제품을 4주간 무료로 제공하고, 상담시작 4주째에 금연에 성공하면 보건소 금연클리닉으로 연계하여 보건소에서 지속적으로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자신의 의지만을 믿고, 이러한 다양한 정보와 지원 서비스를 가벼이 여기고 무심코 흘려보낸다. 일단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당장 바로 가까이 있는 보건소와 약국을 방문하길 권한다. 방문할 시간이 없으시면 전화를 걸거나 인터넷에 접속해 보길 강력히 권고한다. 2018년 금연의 날을 기해 연초에 계획한 금연에 실패한 분들이 다시 도전해 금연에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