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새벽까지 스마트폰 보다 잠드는 게 病이라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1/03 12:00
직장인 최모(40)씨는 몇 해째 잠 때문에 걱정이 많다. 아침에는 깨어나기 힘들고, 밤에는 정신이 맑아져 새벽 3~4시까지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처럼 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휴대전화나 TV를 시청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게 습관 문제가 아니라 병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2~5시간 늦게 잠드는 병
최씨의 올빼미 생활은 습관이 아니라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이라는 이름의 질병 때문일 수 있다. 보통 사람보다 2~5시간 늦게 잠들고,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는 시각도 그만큼 늦어져 주간 졸림증을 겪는다. 흔히 밤에 늦게 자서 생긴 습관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자기 의지대로 수면 시간을 앞당기지 못하면 이 질병일 가능성이 있다. 의료계는 수면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생체시계를 뒤로 밀어 놓고, 의지대로 조정할 수 없게 만든 탓에 이 병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질병을 앓고 있으면 자신의 힘으로 수면 시간을 바꾸기 힘들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 환자가 잠을 잘 때 분비되는 호르몬을 측정해보면 수면의 질에는 이상이 없다. 단지 수면 시간에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연성 수면위상증후군은 전 세계 인구(약 70억)의 약 6%가 앓고 있다. 청소년기에 이 병이 생기는 확률은 10~12%로 전체 평균의 2배 가까이 된다.
◇2주간 광(光)치료 받고 약 먹어야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할 정도라면 빛을 쬐는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광치료라는 것인데, 파란 파장의 빛을 모아놓은 램프를 아침에 일어나 20~30분 정도 쬐면 된다. 잠이 오게 만드는 멜라토닌 분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환자는 평소보다 늦게 잠들더라도 일어나는 시각은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광치료와 함께 바깥에서 햇빛을 10~15분 쬐면 잠에서 빨리 깨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 전에 멜라토닌 제제도 복용하는 것도 좋다. 광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 이 제제를 먹으면 수면 시간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