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현대인에게 '멍 때리기'가 필요한 과학적 이유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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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을 쉬듯이, 뇌도 휴식을 취하게 해줘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온종일 쉴 틈 없이 일하고, 움직이는 현대인에게 `멍 때리기`는 필수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상태를 뜻하는 멍 때리기는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낸다. 바쁘게 일하던 뇌가 휴식을 취할 기회이기 때문. 이런 효과 때문인지 `멍 때리기 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억력을 높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 15분 정도 흔히 말하는 멍 때리는 시간을 가져 뇌를 쉬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사람의 뇌는 몸무게의 약 3% 정도에 불과하지만, 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20%가량을 사용한다. 일상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고, 움직이는 모든 활동을 뇌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더라도, 뇌가 건강하지 않으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을 쉬듯이, 뇌도 휴식을 취하게 해줘야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상당히 두려워한다. 업무, 공부, 대화 등을 통해 뇌에 쉴 새 없이 지식을 입력한다. 이렇게 뇌가 계속해서 정보를 받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뇌가 부담을 받으면서 신체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가끔은 `멍 때리기`로 뇌에 쉴 틈을 줄 것을 권한다. 잠깐의 휴식은 기억력, 학습력, 창의력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유명인과 비유명인의 얼굴 사진을 차례대로 보여준 후 전 단계에서 보았던 사진의 인물과 같은지 맞추는 실험 진행했다. 그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참가자는 다른 활동을 하고 있었던 참가자보다 인물의 얼굴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맞췄다. 또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는 뇌 혈류의 흐름이 원활해지고, 아이디어도 신속하게 떠올린다는 일본의 연구도 있다.

멍 때리기를 한다고 해서 뇌 활동이 완전히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2001년 미국의 신경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사람이 눈을 감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멍 때리는’ 상태에 있을 때 뇌의 특정 부위가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DMN(Default Mode Network)’이라고 불리는 이 부위는 뇌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잠깐씩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쉬면 DMN이 활성화되면서 뇌가 초기화되고, 이후 더 효율적이고 일할 수 있게 된다. 멍 때리는 동안 뇌는 습득한 정보를 정리해 다시 새로운 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한편 멍 때리기를 과도하게 자주해서 뇌를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뇌세포 노화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루 1~2번, 15분 정도 아무 생각없이 휴식을 취하는 게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