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하루 15개 담배만큼 치명적

오상훈 기자

▲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정의 달이지만, 한국 사회는 고령화와 혼인율 저하에 따라 1인 가구 분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로움을 호소하는 개인도 많아지고 있으며 소외, 고립, 은둔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외로움은 하나의 감정 상태일 수 있지만 정신건강의학적 측면에서 흡연만큼 치명적이다.

◇설문 결과, 외로움 느끼면 자살 생각 할 확률 높아
여론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전국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개인의 외로움 정도를 수치화할 수 있는 온라인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UCLA 외로움 척도’를 기반으로 한국 사회에 적용 가능한 문항들을 활용했다. 설문은 4점 척도로 이루어졌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의미였다.

설문 결과, 혼인 상태별 외로움 점수는 배우자가 있는 경우(2.14점)보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2.30점) 더 높았다. 교육 수준 별 외로움 점수는 고등학교 수준에서 가장 높았고(2.27점), 대학원 수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2.12점). 지역별 외로움 점수는 제주가 가장 높았고(2.30점), 강원이 가장 낮은 것(2.10점)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여부 역시 외로움과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을 해 본적이 없으면 외로움의 평균 점수는 2.12점이었다. 반면,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으면 2.74점으로 나타났다.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자살 생각을 한 적이 있는 경우 16.1%, 그렇지 않은 경우엔 1.9%였다. 외로움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자살 생각 경험이 없는 경우에 12.0%, 있는 경우엔 3.1%였다.

◇외로움, 매일 담배 15개 피우는 것만큼 치명적
최근 외로움이 매일 담배를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발표한 보고서 ‘외로움과 고립감이라는 유행병’에 따르면 외로움은 조기 사망 가능성을 26%에서 최대 69% 가량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장병 위험은 29%, 뇌졸증 위험도 32% 키우며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매일 담배 15개비를 폈을 때와 비슷한 악영향이다.

비베크 머시 공중보건서비스단 단장 겸 의무총감 보고서와 관련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성인의 약 절반이 외로움을 경험했다”며 “외로움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흔한 감정이지만 배고픔이나 갈증과 같이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가 빠졌을 때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국가 및 개인이 나서 외로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제 외로움은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
외로움을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로 보려는 시도는 이전부터 계속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1월 외로움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직을 신설하고 정부와 사회단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외로움을 덜어낼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했다. 일본 역시 코로나19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2월 ‘고독, 고립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요원한 상태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이윤석 교수는 “외로움의 양상은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인에 따라 상이하므로, 지역간 분석, 사회 집단 간 분석으로 보다 세분화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연결을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사회와 유기적 협력 및 실질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지니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