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극도로 슬프거나 행복하면 심장은 멈춘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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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슬프거나 행복한, 강한 심리적 충격을 받으면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스타워즈 레아 공주로 유명한 영화배우 캐리 피셔가 지난 2016년 12월 27일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하루 만에 엄마인 원로 배우 데비 레이놀즈도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이집트의 한 20대 남성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한 후 2시간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팬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결승전 후 소셜미디어에 '오늘이 내 생애 최고의 날'이라는 글을 올렸었다.

이렇듯 매우 슬프거나 행복한, 강한 심리적 충격을 받으면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라고 부르는데, 증상이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명 상심증후군, 여성에게 흔해
타코츠보 심근증은 보통 여성에게 더 잘 나타난다. 미국 세다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슈미트 심장 연구소 수잔 챙 박사 연구팀(Susan Cheng)이 미국 심장협회 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 타코츠보 심근증 환자의 88.3%가 여성이다.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데, 50세 이상일 때 이 증후군을 앓을 가능성이 더 컸다. 50~74세인 여성은 50세 이하인 사람보다 이 증후군이 발병할 위험이 6~12배까지 높았고, 남성은 50~74세인 사람이 50세 이하인 사람보다 발병률이 2배 높았다.

타코츠보 심근증은 흔히 슬플 때 많이 나타나 상심증후군이라 불린다. 그러나 2016년 유럽심장학회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너무 행복해 심장에 무리가 간 행복심장증후군 환자의 증상도 타코츠보 심근증과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상심증후군은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고, 행복심장증후군은 남성에게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시적인 호르몬 과다분비로 유발
타코츠보 심근증은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좌심실이 수축해 좌심실 위쪽이 마치 문어 항아리(타코츠보)처럼 부풀어 오른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 좌심실이 부풀어 오르면 심장 펌프 능력이 떨어지면서 흉통, 호흡곤란 등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 같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아드레날린 등 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서 유발된다고 알려졌다. 아드레날린은 스트레스가 아닌 매우 행복할 때도 과다 분비될 수 있다. 일시적인 호르몬 변화로 유발된 증상이라 흔히 검사 결과에서 심혈관 이상이 확인되진 않는다. 심전도 검사에선 심근경색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

치명적이지만 대처를 잘하면 며칠에서 몇 주 안에 회복된다. 보통 수액을 주입하고 안정을 취하게 하면 자연 회복되도록 하지만, 쇼크에 이를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대동맥 안에 풍선 펌프를 삽입하기도 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응급실로 이동해야 안전하다. 회복 이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일부 연구에선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복할 때보단 매우 상심했을 때 잘 나타나므로,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를 평소 잘 관리해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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