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관절 쓰리고 화끈거리는 '점액낭염'이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8/29 10:34
주부 김모(39)씨는 평소 무릎을 꿇어 바닥을 닦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걸레질 후 무릎이 쓰라리고 아프면서 붓기 시작했다. 아직 퇴행성 관절염이 올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통증에 결국 병원을 찾았고 무릎 '점액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점액낭염은 관절끼리 마찰을 줄이기 위해 분비되는 윤활액이 들어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이 지속적으로 바닥에 닿아 점액낭에 충격이 가해져 출혈이나 염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남성에 비해 관절이 약하고 집안일을 많이 하는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거나, 쪼그려 앉아 빨래를 하는 주부들에게 주로 생겨 ‘하녀무릎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무릎 점액낭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하게 무릎에 통증이 나타나 자칫 관절염으로 혼동할 수 있다. 하지만 시큰한 관절염 통증과는 달리 열이 나는 듯한 화끈거리는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 점액낭염이 외상이나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생긴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인 방법으로 증상이 쉽게 낫는다. 무릎이 붓고 아플 때 3~4일은 15~20분 정도 냉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가 가라앉으면 수시로 온찜질을 해주면 좋다.
점액낭염은 고관절에도 생긴다. 고관절 점액낭염의 통증은 도저히 참기 힘들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발견하게 된다. 고관절(엉덩이관절)은 무릎관절에 비하여 비교적 단순한 구조로 되어있지만 큰 근육들이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상체의 체중을 받아 하체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 통증이 생기기 쉽다. 고관절 주위에는 18여 개의 점액낭이 존재하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좌둔 점액낭염, 장요 점액낭염, 대전자부 점액낭염에 염증이 잘 생겨 문제가 된다. 좌둔 점액낭염은 엉덩이 밑에서 만져지는 뼈 부위의 점액낭에 압력이 가해져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술을 마신 다음 날 유독 고관절이 뻐근하다면 좌둔 점액낭염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부터 넓적다리뼈까지 오는 근육과 고관절 막 사이에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생기면 장요 점액낭염이다. 대전자부 점액낭염은 허벅지 바깥쪽으로 돌출된 대퇴골의 대전자 부위가 장경대와 마찰이 잦아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점액낭염 질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주로 엉덩이 위쪽에서 통증이 나타나 아래쪽으로 뻗치는 특징이 있다. 때로는 무릎과 발목까지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고관절을 많이 꺾거나 펴는 동작을 삼가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진료원장은 “마찰이나 압박의 원인으로 생긴 고관절 점액낭염의 통증은 충분한 휴식과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치료만으로 얼마든지 나을 수 있다”며 “통증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여러 곳으로 이어지는 대전자부 점액낭염의 경우 고관절 이상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에는 '삼각근하 점액낭염'이 생길 수 있다. 어깨 삼각근 밑에 위치한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팔을 수평으로 든 상태나 안쪽으로 든 자세에서 통증이 생기고, 팔을 올리기 힘들거나 저린 증상이 있다. 급성 삼각근하점액낭염은 어깨 힘줄에 쌓인 석회가 점액낭과 충돌해 통증이 생겨 발병하는 등 어깨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 2차로 발생할 수 있다. 발병 후 3~4주 지난 후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지만 초기 통증이 매우 심하다. 어깨를 굽은 채로 생활하는 등 좋지 않은 자세를 가진 사람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발병하는 연령층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