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메디컬 포커스] 오랜 기간 지속되는 설사… 위궤양처럼 만만히 보면 대장 잘라야 할 수도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

궤양성 대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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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
28세 직장인 환자가 1년간 설사에 시달리다가 최근에 필자의 병원을 찾아왔다. '젊은 나이니까 별일 아니겠지' 생각하고 넘기다가 종종 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하루에 열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게 되자 뒤늦게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였다. 진단 결과 궤양성 대장염이었다. 대장에 염증과 궤양이 발생했고, 장이 좁아져 있는 등 만성 활동성 염증이 장기간 지속된 상태였다. 실제 진료를 하다 보면 김씨처럼 설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을 자주 본다.

그러나 지속적인 설사는 방치하면 안 된다.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 중에는 이 환자와 같은 궤양성 대장염이 있는데, 이를 방치하면 심한 경우 대장을 절제해야 하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이 생기면 염증이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돼 점차 상부로 올라가면서 퍼진다. 대장의 병적인 변화는 띄엄띄엄 있지 않고 서로 연결돼서 나타난다. 심한 설사가 수개월간 이어지면서 피가 섞인 변을 보거나 콧물 같은 점액질이 묻은 변이 나온다. 복통·체중 감소·발열·빈혈·식욕 부진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 "대장에 궤양이 있다"고 말해 주면 환자는 흔히 위궤양 정도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위궤양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치료하면 한 달 만에 낫기도 하는 위궤양과는 달리 궤양성 대장염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대장암 발생률이 높다. 병을 오래 앓을수록 암이 더 잘 생긴다. 따라서 오랫동안 이 병을 앓은 환자는 1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서 암 유무를 관찰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약물로 치료하는데, 약물로 잘 치료가 되지 않아서 대장을 모두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헬리코박터균, 진통제 복용, 흡연 등 원인이 밝혀진 위궤양과 달리 궤양성 대장염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 요인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서구식 식생활이 궤양성 대장염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연구가 많다.

정제 설탕이나 패스트푸드, 마가린 같은 고당질·고지방 식품을 많이 먹으면 궤양성 대장염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병을 일찍 발견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별 불편 없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설사, 혈변 등이 있으면 반드시 바로 병원을 찾아가 진찰받아야 한다. 대부분 대장 내시경은 40~50대 이후부터 받으면 되는 검사로 생각하는데, 만성설사나 혈변 등의 증상이 있으면 나이를 떠나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