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폭음은 알코올 중독 아니잖아? 중독 맞음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 한 주 기준으로 적정 음주 기준치를 넘지 않는 양이라도 한 번에 몰아서 ‘폭음’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평소에 술을 잘 안 마시는 사람도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엔 친구와 ‘한 잔’ 하곤 한다. 술이 술을 부르다 보면 한 잔이 한 병 되기 일쑤다. 평일에 술을 안 마신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최근 음주 횟수가 적어도 한 번에 많이 마시면 알코올 중독 문제를 겪을 위험이 크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와 스탠포드대 합동 연구진은 한 번에 술을 다량 마시는 ‘폭음’의 해로움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년간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적어도 한 번 마신 적 있다고 응답한 30세 이상 성인 122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미국의 25~74세 성인 약 7000명을 대상으로 한 ‘미국 중년 국가 조사(MIDUS, Midlife Development in the U.S)’에서 가져온 자료다. 연구진은 이 중에서도 2004년과 2015년에 수집된 데이터를 비교·분석해 알코올 섭취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파악했다.

MIDUS는 미국 국립보건원 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NIAAA)가 권고한 적정 알코올 섭취 기준을 따라, 여성은 하루 1 표준잔(알코올 14g, 소주 약 1.5잔) 이내, 남성은 2 표준잔 이내로 마실 때 ‘평균 음주 집단’으로 분류했다. 한 번에 5 표준잔 이상 마시면 ‘폭음’으로 간주했다. 이외에도 각 개인이 ▲술 마시고 다침 ▲알코올로 말미암은 심리·정신적 문제 ▲음주 충동 ▲한 달 이상 지속적 음주 ▲알코올 내성 ▲음주량 조절 불가 ▲양육·직업·학업 도중 음주 등 7가지 알코올 중독 증상 중 몇 개에 해당하는지 조사했다.

분석 결과, NIAAA 권고량보다 술을 많이 마신 집단은 적정 음주량을 지킨 집단보다 음주 문제를 2.16배 더 경험했다. 폭음한 집단도 마찬가지였다. 폭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주 문제를 2.76배 더 겪었다.

한 주를 기준으로 적정 음주량을 지키며 폭음해도 음주 문제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매일 한 잔씩 일주일에 7잔 마실 것을 하루에 몰아서 마신 경우가 해당한다. MIDUS 조사에서 평균 음주 집단으로 분류된 사람의 70.8%가 폭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사 초기에 평균 음주 집단의 67.0%, 9년 후에 79.2%가 다양한 음주 문제를 한꺼번에 겪었다. 한 번에 마시는 음주량을 조절하는 게 알코올로 말미암은 문제를 예방하는 데 중요하단 뜻이다.

한국의 폭음 기준은 남성 소주 약 7잔(알코올 60g), 여성 소주 약 5잔(알코올 40g)이다. 적정량 이내로 마신대서 안심할 순 없다. 한 주에 마시는 술의 총량이 적어도, 그 양을 하루에 몰아서 폭음하면 몸에 해롭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텍사스대 찰스 홀라한 심리학 박사는 “음주량 자체는 평균치에 해당하더라도 한 번에 폭음하는 일이 없도록 섭취 습관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지난 9일 ‘미국 예방 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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