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더위에, 코로나에 '열' 내면… 두피 가려워지는 이유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8/18 08:15
여름에 심해지는 ‘두피 가려움증’
머리를 꼼꼼히 감는 것이 도움
여름철 갑작스럽게 '두피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가려움증과 뾰루지를 동반하는 지루성두피염 때문이다. 원래 지루성두피염은 건조한 겨울이나 환절기에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름철에도 두피의 열이 증가하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쌓인 스트레스 또한 두피의 '적'이다. 한 번 생긴 지루성두피염은 사시사철 언제든 재발할 수 있어 평소 생활습관 개선으로 잘 관리해야 한다.
◇한 번 예민해진 두피, 건조해도 습해도 짜증나도 '말썽'
지루성두피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에 생기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인 '지루성피부염'이 두피에 생긴 것을 말한다. 한 번 염증이 생겨 예민해진 두피는 여러 요인에 의해 쉽게 악화된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지루성두피염은 건조한 겨울에 나빠지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여름에도 두피의 열감이 심해지면서 악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여름은 불볕더위가 지속되며 장기간 폭염이 이어졌다. 폭염일수는 평년 수준을 넘어섰으며, 온열 질환자 수도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었다. 고주연 교수는 "더위로 인해 과도하게 땀을 흘리면 피부엔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현대인에게 흔한 피로와 스트레스도 악화 요인 중 하나다.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피지 분비량이 증가하면서 염증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지루성두피염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이나 신경계 이상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주연 교수는 "신경과에 입원해있는 환자들에게서 지루성피부염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며 "계절 변화, 스트레스, 건강 상태, 호르몬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지루성두피염의 증상은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경증 환자들은 비듬이 늘어나거나 살짝 가려운 정도에 그친다. 심하면 진물이 나는 노랗거나 붉은 여드름이 곳곳에 생기고,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쌀겨 모양으로 각질이 벗겨지면서 비듬도 생긴다. 누구나 쉽게 겪을 수 있는 증상이라 질병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치하면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 고주연 교수는 "밭이 안 좋으면 식물이 죽듯, 두피가 안 좋으면 모발이 빠질 수 있다"며 "지루성두피염으로 인한 탈모는 치료하면 대부분 좋아진다"고 말했다.
◇샴푸 꼼꼼하게, 스트레스 최대한 줄여야 재발 막아줘
지루성두피염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잠을 충분히 자고,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행동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 고주연 교수는 "두피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머리를 평소보다 꼼꼼히 감는 것만으로도 나아질 수 있다"며 "약국에서 파는 피부염 연고를 일시적으로 발라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약국에서 파는 연고는 단기간만 사용해야 한다"며 "상태에 맞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오히려 병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머리를 꼼꼼히 감았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염증이 심해 통증이나 탈모를 유발할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일시적으로 사용하며, 칼시뉴린 억제제(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가려움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먹는 약을 처방할 수도 있다. 염증의 원인이 곰팡이성으로 추측된다면 항진균제를 사용한다. 고주연 교수는 "지루성두피염은 계속 재발하므로 한 번에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며 "완치는 어렵더라도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잘 유지하면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