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입냄새 안 나는데 과한 걱정… '가성 구취' 아세요?

이금숙 기자

마스크 냄새, 입냄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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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직장인 김모(45)씨는 요즘 입냄새가 많이 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마스크를 벗게 되면서 걱정은 더 심해졌다. 음료수 한모금 마셔도 칫솔질을 강박적으로 하고, 언제부턴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 병원에 가서 구취 검사를 받아봤지만 구취를 유발하는 물질은 측정이 되지 않았다.

경희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이연희 교수는 "실제 구취가 걱정돼 병원에 오는 환자의 30~50%는 구취 물질이 측정되지 않는다"며 "가성 구취인 건데, 이는 망상 구취의 한 종류로, 구취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까 공포심까지 느낀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으로 구취 공포
가성 구취는 마스크 착용으로 더 심해졌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고, 마스크 착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입냄새가 거의 없더라도 마스크 속 자신이 내뱉은 날숨을 코로 맡고 구취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 마스크는 착용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냄새를 만든다. 숨을 내쉬면 마스크 내부에 침과 함께 구강 세균이 붙고 증식하면서 냄새를 만드는 것.

이연희 교수팀은 최근 마스크 세균과 입냄새에 대해 연구를 해서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에 게재를 했다. 총 50명을 대상으로 구취 측정과 세균을 조사했는데, 마스크 착용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길어질수록 구취 유발 물질인 휘발성 황화합물(VSC) 수준이 높아졌다. 더불어 구강내 다양한 그람 혐기성 세균이 관찰됐는데, 특히 포필로모나스 진지발리스균, 트레포네마균이 검출된 경우 휘발성 황화합물 수준이 증가했다. 휘발성 황화합물은 구강 세균이 대사를 통해 내뿜는 물질로, 구취의 주원인이 된다.

이연희 교수는 "흔히 마스크에서 나는 냄새를 입냄새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마스크 때문에 자기 숨을 자기가 들이마시면서 입냄새로 착각하는 것일뿐 마스크 냄새가 입냄새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일단 입냄새는 숨과 함께 앞으로 나가기 때문에 상대가 50cm 미만으로 가깝게 붙어있지 않는 한 입냄새를 맡기는 어렵다.

◇구취 측정 검사도 있어
구취는 주관적이지만, 실제 구취가 있는 사람이 있다. 잇몸질환·충치가 있거나, 양파·마늘·파 같이 황이 많이 든 식품을 먹어도 구취가 날 수 있다. 이연희 교수는 “생리적 구취도 있다”며 “공복 상태거나, 생리기간에 입냄새가 좀더 많이 난다”고 했다.   

구취가 정 걱정이 되면 객관적으로 측정해볼 수 있다. 치과병원에 가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Gas chromatography)'라는 구취 측정 검사 장비를 이용, 구취 유발 물질을 측정한다.

구취를 없애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칫솔질 등 구강 위생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하루 3회, 3분 칫솔질이 이상적이지만, 적어도 2회, 2분은 해야 한다. 입 속 음식물 찌꺼기 등 세균의 먹이를 제공하지 않아야 구취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칫솔질은 치아의 모든 면을 꼼꼼하게 닦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순서를 정해 체계적으로 닦는 것이 좋다. 설태도 구취 원인이므로 혀를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 특히 자기 전에 한 번 더 닦아주면, 우리가 자는 동안 일어나는 입안 세균의 증식을 줄일 수 있다. 자기 전에 치실도 필수다. 구취 유발 세균을 억제하는 항균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잇몸질환이나 충치, 오래된 보철물로 인한 구취는 칫솔질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므로 전문적인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기적인 스케일링을 통해 치태와 치석 제거도 해야 한다.

칫솔 관리도 중요하다. 너무 오랜 기간 사용한 칫솔은 세균의 온상이 되므로 3개월 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