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카타르 월드컵에 퍼진 ‘뇌진탕’ 주의보… 얼마나 위험하길래?

전종보 기자

의식 잃거나 기억상실… 후유증 남을 수도 ​FIFA, 뇌진탕 부상 대비 규정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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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 이란과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이란 골키퍼 베이란반드가 수비 도중 팀 동료 호세이니와 얼굴을 부딪치며 부상을 당했다./사진=연합뉴스DB
카타르 월드컵 경기 중 선수가 머리를 부딪쳐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부상을 당한 선수는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주저앉는 등 뇌진탕 의심 증상을 보였다. 뇌진탕은 실제로 축구처럼 몸을 부딪치는 운동을 할 때 종종 발생하는 부상으로, 충돌 직후 증상이 없어도 시간이 지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들의 뇌진탕 부상에 대비해 관련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뇌진탕이 의심되는 선수는 즉시 경기장 밖으로 이동해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추가적인 선수 교체도 가능하다.

◇이란 골키퍼, 머리 충돌 후 교체… 뇌진탕 의심 증상은?
이란 축구대표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는 지난 21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동료 수비수 마지드 호세이니의 머리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치며 쓰러졌다. 코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던 베이란반드는 다시 일어나 계속 뛰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어지러움을 느끼고 주저앉았다. 이후 전반 20분에 호세인 호세이니와 교체됐다. 디애슬래틱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이란반드는 심각한 뇌진탕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뇌진탕은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은 뒤 뇌의 일부 기능이 일시적으로 소실되는 것을 뜻한다. 축구경기는 물론, 야구, 농구, 격투기 등 머리를 부딪칠 위험이 높은 운동을 하거나, 넘어지면서 머리를 세게 부딪쳤을 때도 뇌진탕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가속·감속으로 인해 머리에 충격이 가해져 뇌진탕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는 잠시 의식을 잃거나 일시적인 기억 상실 증세를 보이며, 어지러움, 두통 등을 호소한다.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도 있으며, 전정기관에 문제가 발생해 이명, 청력 저하를 겪기도 한다. 외상으로 인해 뇌의 전기 신호가 잘 전달되지 않고 신경전달물질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을 경우 뇌 기능에 장기적으로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구체적인 증상은 충돌 강도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다.

◇오랜 기간 후유증 남을 수도… 상태 계속 지켜봐야
증상은 대부분 3개월 안에 사라지지만, 드물게 6개월 또는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 뇌진탕으로 인해 뇌출혈이 발생해 생명에 영향을 미칠 위험도 있다. 때문에 충돌 후 증상이 완화돼도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게 좋다. 검사 당시에 문제가 없었으나 이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뇌 MRI나 CT에서 이상 소견이 없었지만 수개월 간 구토, 두통, 어지럼증, 기억력 저하, 피로, 우울감 등과 같은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증상이나 검사결과와 상관없이 환자 스스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장기간 자세히 살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진탕은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를 주로 실시하며, 기분장애, 어지럼증과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이비인후과 진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후유증을 예방하려면 충돌 후 손상된 신경·근골격계 문제 또한 치료해야 한다. 회복이 느린 경우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행하고, 인지장애가 지속돼 신경심리검사 후 인지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의 뇌진탕 부상에 대비한 규정에 따르면 뇌진탕이 의심되는 선수는 즉시 경기장 밖으로 이동해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 규정상 선수 교체는 5명까지 가능하지만, 뇌진탕으로 선수가 경기장에서 빠질 경우 해당 선수를 대체하기 위해 들어간 선수가 계속 뛸 수 있도록 6명째 교체를 인정해준다. 또한 FIFA는 이번 대회부터 뇌진탕 증상을 판단하는 전문가들을 관중석에 배치했으며, 각 팀 의료진이 충돌 장면을 실시간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번 이란-잉글랜드 경기의 경우 뇌진탕이 의심되는 선수가 계속해서 경기를 뛰었음에도 이를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