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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들이 판매하는 '다이어트 효소'… 효과 있을까?
이해림 헬스조선 인턴기자 |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03 10:02
'효소를 먹고 15kg을 감량했다' '역가(활성도)가 높아 소화 효능이 좋다' '체중 감량, 소화불량,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다'
인스타그램 광고에 흔히 등장하는 효소 제품의 광고 메시지다. '#효소다이어트'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만 해도 10만 개 이상. 몇몇 광고에는 체중 감량 전후를 비교하는 사진까지 올라와 있어, 믿고 구매해도 문제가 없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들의 주장처럼 정말 효소가 다이어트에 효과적일까?
◇다이어트 효소의 정체
효소는 몸속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생물체 내에서 합성되며, 체내 각종 화학반응의 속도를 빠르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항염, 항균, 해독·살균, 혈액정화, 소화·흡수, 분해·배출 등의 생리작용, 체질 개선, 연동 작용·배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효소가 있지만, ‘다이어트 효소’로 홍보하는 제품에 포함된 것은 아밀라아제와 프로테아제 두 종류다. 각각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효소 제품은 다이어트 기능성 식품과 묶어서 판매하며 보조적 성격으로 섭취하거나, 단식과 절식 등의 식단 조절을 병행하며 섭취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효소가 소화를 도울 수 있다고 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볼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 식단 조절과 타 다이어트 기능성 식품이 체중감량에 주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으며, 효소식품이 곧 건강기능식품도 아니기 때문이다.
◇효소, 건기식 기능성 인정받지 못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제품명 검색란에 '효소'를 입력한 결과, 단 20개의(2022년 3월 2일 기준) 제품만이 검색됐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상에서 홍보하는 대다수 효소식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2019년 1월 식품의약처 안전처는 '체험기를 활용한 거짓 과장'을 사유로 효소식품을 판매한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적발하기도 했다.
효소는 2002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도입될 당시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04년 이후 실시한 건강보조식품 재평가에서 원료의 기능성을 인정받지 못했고, 2010년 이후부터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변경되었다. 효소 섭취를 통해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량했다며 광고한 인플루언서가 적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화 촉진 효과는 기대해볼 수도
효소식품의 허위·과장 광고는 효소가 체내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물질이라는 사실에 기반한다.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으니 더 나아가 다이어트나 독소 해독, 부기, 면역 증진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다이어트를 위해 소화제를 복용하진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효소식품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란 주장 역시 비논리적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소화 불량, 복부 팽만 등의 이유로 효소를 섭취한다면 소화 촉진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