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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코로나… 돌파감염이 ‘슈퍼 면역력’ 만드는 이유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백신+자연면역’, 최고의 조합
돌파감염 권고?… 위험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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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감염은 슈퍼 면역력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백신을 맞았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자 수가 늘었다. 결국 정부는 3차 접종 카드를 꺼냈다. 일각에서는 백신 효과가 없어서 돌파감염되는 것 아니냐며 백신에 대한 의구심까지 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돌파감염되면 오히려 코로나19 방어에 매우 효과적인 슈퍼 항체가 생긴다는 연구가 나왔다. 돌파감염, 정말 위험하기만한 것일까?

◇돌파감염 되면 1000% 슈퍼 항체 생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 코로나19에 걸린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백신 접종만 한 사람들보다 1000%(10배) 효과적인 '슈퍼 면역력'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렸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피카두 타페세 교수팀은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지 2주 된 사람 5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26명은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돌파감염자(델타 변이 10건, 알파 등 기존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 9건, 알려지지 않은 변이 7건)였고, 나머지 26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두 그룹 혈액 샘플을 비교한 결과, 돌파 감염자 혈액 속에 있는 항체가 더 다양하고, 양도 10배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타페세 교수는 "이 연구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돌파 감염된 사람들이 슈퍼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돌파 감염자들에게서 생성된 항체는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중화 능력이 실질적으로 향상돼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오토 양 교수팀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후 백신을 맞아도 백신만 맞은 사람보다 더 높은 수준의 항체를 갖게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백신+자연면역’, 최고의 조합
어떻게 가능한 걸까? 자연면역의 힘은 강력하다.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김봉영 교수는 "백신은 최대한 자연면역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바이러스 중 일부 물질을 넣는 것"이라며 "당연히 일부 물질을 넣어 발현하는 항체보다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항체가 더 다양하고 많다"고 말했다. 인위적으로 높여준 면역에 자연면역력까지 더해주니 강력한 면역체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중화항체가만 비교해보면 돌파감염을 통해 얻은 중화항체가가 부스터샷(3차 접종)으로 얻는 중화항체가보다도 조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결합해 체내에 안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중화하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한다. 항체가는 혈액에 들어있는 항체량을 측정한 값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백신 접종 두 번이 전이나 후에 있고, 자연 감염되면 얻을 수 있는 면역력이 3차 접종보다 조금 더 나을 수 있다"며 "백신으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늘리고, 자연 감염을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 막 단백질 등 다채로운 면역 반응을 더 유도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선 타페세 교수팀 공동 저자 마르셀 컬린 교수도 “연구의 핵심은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라며 “일단 백신을 맞아야 몸을 보호할 토대가 마련돼 더 나은 면역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돌파감염 막연히 무서워할 필요 없어
따라서 돌파감염을 막연히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김봉영 교수는 "돌파감염에 대해 백신 맞아봤자 걸리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봐서는 안 된다"며 "백신은 감염 자체를 막는 것보단 중증과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백신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돌파감염이 일어나는 이유는 백신이 작용하는 범위로 설명할 수 있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백신연구센터 바니 그레이엄 박사는 "백신은 코나 목 등 상기도보다는 폐 같은 하기도의 질환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은 코, 입, 목구멍 후두 등 상기도와 기관, 기관지, 허파 등 하기도 어디에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시 생성되는 면역물질은 상기도보다는 하기도 질환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백신은 폐에서 중증 질환이 유발되는 것을 막는다. 실제로 돌파감염으로 위중증을 앓는 환자는 적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4~10월 동안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를 비교 분석했다. 미접종자 감염자가 돌파감염자보다 5배 많았고, 사망 위험은 14배 더 컸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추가 접종)까지 받은 뒤 돌파 감염이 된 사람은 미접종자 감염자에 비해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93.6%나 낮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돌파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도 적다. 백신을 아예 안 맞은 사람보다 체내 바이러스양이 훨씬 빨리 감소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걸린 미접종자보다 돌파감염자가 40% 더 적은 바이러스를 뿜어냈다는 연구가 최근 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되기도 했다. 다만,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돌파감염 돼도 위중증 위험이 다소 높을 수 있다. 백신을 맞아도 아예 면역반응이 생기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돌파감염 권고는 안 돼
그럼 아예 돌파감염을 권고하도록 방역 정책을 펼쳐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입 모아 그건 너무 위험하다고 말한다. 먼저 돌파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변이 바이러스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김봉영 교수는 "오미크론 등 새로운 변이를 막을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연구에서도 델타에 돌파감염된 사람은 델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만 1000% 향상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면역력 향상 정도가 다르기에 모험을 할 수 없다는 입장도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김경우 교수는 "중증으로 심화될 확률은 낮지만 그래도 사람마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다"며 "실제로 걸려봐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으므로 돌파감염을 권고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돌파감염은 상대적으로 중증화률이 낮지만, 감염환자가 많이 늘어난다면 결국 비례해 중증환자도 증가한다. 결국 병상, 의료장비, 인력 부족 등으로 나아갈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미접종보다는 위험도가 낮지만, 돌파감염자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며 "본인은 경증으로 넘어가도 주변 기저질환자나 고령층을 감염시키면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키면서 백신으로 항체를 높이고 돌파감염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략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우 교수는 "바이러스는 복제하지 않으면 변이가 생길 수 없다"며 "결국 거리 두기가 전제돼야 감염자 수도, 변이 출현 위험도 줄여 코로나19 대유행 끝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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