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COPD, 폐·심장에 좋은 한약재 동시에 써야 개선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12/17 10:47
흡연·대기오염 때문, 폐에 만성 염증 생겨 김씨 녹용 영동탕·공심단, 기침·가래 호전
김모(78)씨는 7년 전 기도가 점점 좁아져 폐기능이 떨어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았다. 스무살부터 하루 한 갑씩 담배를 피운 게 원인이었다. 매년 1~2회 씩 갑자기 숨이 막혀 응급실로 실려갈 정도로 증상이 심했다. 기침·가래가 심하고 늘 피로했다. 최근 1년 사이에는 체중이 10㎏이나 빠졌다. 지인 소개로 한방 치료를 시작했는데 한달이 지나자 점차 기침·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감소해 삶의 질이 높아졌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2초에 한 명씩 생명을 앗아가는 질환이다. 2020년이 되면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에 이어 세계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OPD는 흡연이나 대기오염 등에 의해 폐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COPD 환자 10명 중 8명이 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COPD가 잘 생기는 주요 원인으로 '흡연'을 지목한다. 담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발암물질과 4000가지의 유해물질이 폐에 염증을 유발하고, COPD 발생을 높인다.
◇영동한의원, COPD 개선 효과 국제학회 발표
이미 COPD가 진행됐다면 폐 기능이 더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미세 먼지도 폐기능을 악화시키므로 미세 먼지가 많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하는 경우 KF80(평균 0.6㎛ 크기의 미세 먼지를 80% 이상 차단하는 마스크) 이상의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한다. 또한 평소에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해소, 걷기 운동 등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폐 기능이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한방치료도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볼 수 있다.
지난 9월 대만에서 열린 제 19회 국제 동양의학학술대회에서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17년 1년 간 내원한 COPD환자를 대상으로 '김씨 녹용 영동탕'과 '김씨 공심단'을 처방한 결과, COPD 주요 증상인 기침·가래·호흡곤란·전신무기력증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 녹용 영동탕의 주 원료인 녹용은 기관지 근육의 탄력을 회복하고 염증과 부종 제거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주는 녹각교·홍화자·토사자 등 35가지 약재가 들어있다. 김씨 공심단은 심장 강화와 심혈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사향·당귀·녹용·산수유 등이 들어있다. 김남선 원장은 "한방에서는 폐와 심장을 부모 형제 장기로 보는데, COPD 환자는 폐 기능 저하로 심장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이 크다"며 "폐 기능을 향상시키는 한약재와 심장 기능을 돌보는 한약재를 동시에 사용해 치료해야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