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3일 내 응급실 안 가면 평생 후유증… 안면마비, ‘이럴 때’ 의심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1/22 05:00
최근 10년간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42%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2011년 6만3128명에서 2020년 8만9464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로 보면 2020년 기준 50·60대가 4만920명으로 전체 환자의 45.7%를 차지했다. 20대 이하의 비율도 9.8%로 적지 않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전체 57%(5만1041명)로 남성 환자 43%(3만8423명)보다 다소 높다.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의 반쪽 또는 일부가 마비되는 질환이다. 안면신경은 뇌에서 뻗어 나와, 귀와 침샘을 거쳐서 얼굴 근육 전체에 분포해 있다. 안면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안면신경이 압박받으면서 마비된다. 대상포진, 헤르페스 등을 조심해야 한다. 안면신경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염증이 생기면 부종을 일으켜 안면신경이 압박받게 된다. 이때 부종을 빠르게 줄여주지 않으면 안면신경에 변성이 일어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것과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안면신경에 종양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진드기나 혈관 질환도 안면신경마비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으로 인해 안면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뼈가 깨지고 혈액이 굳어도 안면신경이 마비된다.
어떤 이유에서든 얼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면 3일 안에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의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마비다. 통증은 주로 귀 뒤쪽 유양돌기(귀 뒤를 만졌을 때 아래쪽으로 돌출된 딱딱한 뼈) 깊숙한 곳에서 느껴진다. 마비는 볼이 잘 움직이지 않거나 입이 이전처럼 벌려지지 않는 식으로 발생한다. 휘파람이 안 불어지기도 한다. 감각은 그대로지만 안면이 부어 있는 듯한 느낌만 받을 수도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는 “양치질할 때 물이 새거나 말이 어눌해지며, 눈이 잘 감기지 않아서 뻑뻑하게 느껴지는 경우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안면신경마비 환자 중 70%는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회복된다. 30%의 환자는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회복이 안 되고 후유증이 남는 것으로 보고된다. 김진 교수는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안면신경마비 환자들은 입꼬리가 전혀 올라가지 않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안면에 마비, 통증이 느껴지거나 미각 이상, 이명 등을 겪는다면 즉시 치료받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