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얼굴 마비 오면, 즉각 '약 폭탄' 투하해야… 늦을수록 회복 어려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전혜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9/12/11 08:30
안면마비 대처법
얼굴 반쪽이 갑자기 마비되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이하 안면마비)'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안면마비 환자 수는 총 8만5450명이었고, 가장 흔한 연령대는 50대였지만 30대 젊은층이 1만명 이상으로 적지 않았다. 안면마비는 즉각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위험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손상이 심해지고 회복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에는 낮은 기온 탓에 혈액순환이 잘 안돼 안면마비 위험이 높아진다. 안면마비 의심 증상과 발생 시 필요한 대처법을 알아두는 게 좋다.
안면마비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안면신경에 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이 이뤄지며 발생한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불면증, 과로, 심한 스트레스, 만성피로, 잦은 감기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하기 쉽다"고 말했다.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한쪽 눈이 안 감기고 ▲얼굴을 찡그려도 이마에 주름이 안 생기고 ▲입이 비뚤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귀 뒷 부분에 극심한 통증이 생기면 안면마비 전조 증상일 수 있다. 안면 신경이 뇌에서 얼굴로 이어지는 도중 귀 뒤를 지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바로 '약 폭탄'을 투하하듯 스테로이드제를 고용량 처방한다. 스테로이드제 하루에 12알, 10알씩 먹는 식이다. 약 2주간 스테로이드제를 먹으며, 항바이러스제를 같이 쓰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염증, 통증을 줄이는 침과 보통 '풍' 제거에 쓰이는 강활, 독활 등이 들어간 한약을 처방한다. 보통 발병 3주 후부터는 안면신경 손상이 더 진행되지 않는다. 이때부터 풍선 불기 등 마비된 쪽 얼굴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을 한다. 안면신경마비로 얼굴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하면 얼굴 근육이 얇아지기 때문에 나중에 신경이 회복돼도 얼굴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얼굴을 일부러 찡그려보고,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손으로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안면마비의 80%는 제대로 치료하면 두 달 내외로 회복된다. 하지만 안면신경 손상이 심한 나머지 20%는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는다. 이마·눈꺼풀·입술 움직임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거나 입을 움직일 때 눈 주변이 같이 움직이는 식이다. 후유증이 있을 때는 물리치료와 함께 보톡스 요법을 시도한다.
안면마비를 예방하려면 신체 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찬 바람이 심한 날에는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감싼다. 임신부는 임신 말기나 출산 후 발생할 수 있어 기력 저하를 주의한다. 감기 후 악화하거나 재발할 수 있어 감기도 주의해야 한다. 과음, 흡연은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염증을 활성화시켜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