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안면마비는 겨울에만? 여름철 에어컨 바람도 주의해야
입력 2021/07/13 20:00
여름철 에어컨·선풍기 바람을 과도하게 쐴 경우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면역력이 약해지는 겨울철에 걸리기 쉬운 질환으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여름철 역시 지나친 냉방과 실내외 급격한 온도차, 이로 인한 혈관 수축, 면역력 저하에 의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단순포진 바이러스(HSV) 감염으로 인해 마비 증상이 생긴다.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와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실내외 온도차가 커 면역력이 저하되기 쉽고 바이러스 감염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 심한 난치성 안면신경마비로 진행될 수 있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의 경우, 잠재돼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재활성화되면서 안면신경을 손상시킨다. 대표적 안면신경마비 질환인 ‘벨마비(Bell’s palsy)’는 원인이 없는 특발성 안면마비로 알려졌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면 입이 특정 방향으로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로 인해 물을 마시면 마비된 쪽으로 물이 새어 나오고, 음식 맛을 잘 못 느낄 수도 있다. 또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발음이 어눌해지기도 한다. 신경 손상이 진행될수록 마비 역시 점점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
안면신경마비는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다양한 후유증을 남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신경 손상 정도가 심하면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심한 경우 평생 마비가 지속될 수도 있다. 때문에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초기 치료는 후유증뿐 아니라 완치율, 치료 기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면신경마비는 약물과 마사지 등을 통해 치료한다. 고용량 스테로이드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일주일 정도 사용해 염증, 부종 등을 가라앉히며, 전기 자극치료, 마사지 등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침이나 뜸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스스로 마사지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마비된 근육을 매일 5분 이상 부드럽게 마사지하거나, ▲입 꼭 다물기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윗입술 올리기 ▲껌 씹기 등과 같은 안면근육 운동을 하루 2회, 1회 5번가량 하는 식이다. 다만, 이는 경미한 증상이 있을 때만 고려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만큼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같은 부위에 재발할 경우, 증상이 심하거나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높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면역력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얼굴에 직접적으로 에어컨·선풍기 바람을 쐬지 않도록 하며, 심한 온도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찬 바닥에 얼굴을 대고 자는 것 또한 삼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