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나, 괜찮은 건가요?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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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는데 또 배가 고프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가짜 배고픔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금 먹었는데 또 배가 고프다면 정말 허기가 진 게 아니다. 머릿속에서 만든 ‘가짜 배고픔’이다.

배고픔은 생리적 배고픔(진짜 배고픔)과 쾌락적 배고픔(가짜 배고픔)이 있다. 생리적 배고픔은 생존을 위해 몸이 칼로리 또는 영양소를 원할 때 유발된다. 주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혈액 속에서 줄어들면 인슐린이 감소하는데, 이런 체내 변화가 'GLP-1'이나 '렙틴' 같은 식욕 억제 호르몬 감소로 이어져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짜 배고픔은 혈당이 줄어들지 않았는데도, 식욕 억제 호르몬이 나오지 않아 허기가 지는 증상이다. 명절엔 많이 먹어야 한다거나, 영화관에 가면 팝콘을 먹어야 한다는 등 보통 머리에 인식된 상황이 가짜 배고픔을 유발한다.

많이 먹었는데도 계속 배가 고픈 것도 대표적인 가짜 배고픔이다. 보통 피로,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식욕 관련 호르몬의 균형이 깨 폭식을 유발한다. 생리적으로 더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아도 되는데 가짜 배고픔으로 음식을 계속 먹으면 잉여 에너지원이 축적돼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다양한 만성질환 위험을 높인다.

다행히 가짜 배고픔은 잠시만 참으면 사라진다. 가짜 배고픔 신호가 올 때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는 게 좋다. 산책하러 나가거나, TV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쉽게 집중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을 해보자. 평소 식사를 할 때 뇌가 충분히 음식을 섭취했다고 느끼도록 천천히 식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 20분에 걸쳐 식사하면 된다. 가장 이상적인 식사 시간은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내 아침 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기 3~4시간 전에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점심과 오후 간식은 그사이에 4시간 간격으로 먹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는 청량음료, 과자, 케이크 등은 포만감도 작고 중독성도 있어 피해야 한다”며 “단 음식이 먹고 싶을 땐 차라리 과일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짜 배고픔을 참기만 하는 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강재헌 교수는 “혹여 의지로 가짜 배고픔을 참아냈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인 스트레스가 남아있다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며 “스트레스로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 혈압이 오르고 만성적 대사질환도 유발할 수 있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고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으로는 운동, 취미 활동, 요가, 명상 등이 있다.

한편, 생리적 배고픔은 ▲식욕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배고픔이 점점 커지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어떤 음식이든 먹고 싶고 ▲음식을 먹은 후에 행복하고 만족스럽다는 특징이 있다. 심리적 배고픔의 특징은 ▲식사를 한 지 3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갑자기 배가 고프고 ▲스트레스 받았을 때 배고픔이 심해지고 ▲떡볶이·초콜릿 등 특정 음식이 먹고 싶고 ▲시간이 지나면 배고픔이 사라지고 ▲음식을 먹어도 공허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