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문화

"늦은 결혼·잦은 낙태수술 등이 불임 원인"

임호준

불임 치료 윤태기 포천중문의대 교수


▲ 윤태기 교수가 인공수정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교수는 각종 인공수정 시술법을 개발, 1만명의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켰다. /김창종기자
2002년 보건사회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아내 연령이 15~39세인 부부 중 13.5%가 불임부부다. 8명 중 1명 꼴로, 약 63만5000쌍이다. 아내 연령을 45세까지 넓히면 불임부부는 140만쌍 정도까지 추계된다.

윤태기 교수는 “늦은 결혼, 문란한 성 생활, 불법적 낙태수술 등으로 불임 부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불임은 남성과 여성이 4대6 정도로 책임이 있다. 여성의 경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나이다. 여성은 태어날 때 30만~50만개의 난원세포(난자가 되는 세포)를 갖고 태어나며, 생리가 시작되면 이 중 매달 20~30개를 소모한다.

남성의 정자가 70일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신제품’인 데 비해, 여성의 난자는 태어날 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재고품’인 셈이다. 문제는 20~30년된 난자와 40년된 난자의 염색체 상태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

윤 교수는 “35세 이후엔 염색체가 변해 불임 확률이 높아지며, 임신이 돼도 기형아 출산 위험이 높아진다”며 “따라서 가급적 일찍 아기를 가져야 건강한 아기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무분별한 성 문화다. 여성의 중요한 불임 원인은 난관(난자가 배출되는 통로)이 막혔거나, 수정란이 착상되는 자궁 내막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다. 난관의 폐쇄 이유는 대부분 성병으로 인한 염증 때문이며, 수정란이 착상되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낙태수술로 자궁내막에 흠집이 생기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성 개방 풍조에 따라 클라미디어균에 감염된 여성이 많은데, 이 균은 감염돼도 증상이 거의 없지만 난관을 통과하면 대부분 난관이 막힌다”고 설명했다. 흡연은 호르몬 장애를, 비만을 배란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남성의 경우는 정자의 모양이나 운동성이 수정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가장 많으며 선천적으로 정자가 생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시 성병 등의 이유로 정자가 배출되는 정관이 막힌 경우도 물론 많다. 축구 등을 하다 고환을 차인 경우 등과 같은 외상(外傷)이 염증을 일으켜 정관 폐쇄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불임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배란이 잘 되지 않을 땐 ‘클로미펜’ 등의 배란유도제를 쓰면 80~85% 배란이 유도돼 40% 정도 임신에 성공한다.

자궁경부의 점액 분비가 부족해 정자가 자궁 입구를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을 쓰며, 자궁내막에 흠집이 있는 경우엔 복강경 수술로 흠집을 제거한다.



▲ 난자에 바늘로 미성숙 정자를 직접 찔러 넣어 수정란을 만드는 정자 주입술의 한 장면. /조선일보 DB사진

난관이나 정관이 막힌 경우도 복강경 수술 또는 개복 수술로 막힌 통로를 뚫어주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 또 정자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면역학적 요인 등이 있을 경우엔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행한다.

시험관 아기의 경우 20여년간 100만명 이상이 출생했지만 기형률 등에 있어 정상 출생한 아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냉동 보관했던 난자나 수정란을 해동시켜 자궁에 착상시켰다고 하면 찜찜해 하는 부부들이 많은데 이 역시 기우(杞憂)라는 것이다.

윤 교수는 “문제가 생기지도 않거니와 설혹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착상이나 임신 과정에서 인체가 저절로 감별해서 착상이나 임신을 방해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2003년 산부인과학회에 보고된 ‘2000년 한국보조생식술 현황’에 따르면 시험관 아기 시술은 1만5619건 시행돼 임신율 30.1%, 출산율 21.6%를 기록했다.

윤 교수는 “시험관 아기 시술도 부부의 나이가 젊을수록 성공률이 높아진다”며 “임신을 위해 노력하는 데도 1년 이상 불임일 경우엔 즉시 병원에 와서 불임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윤태기 교수는…

최첨단 시술로 시험관아기 1만명 탄생

우리나라는 불임 치료 분야 세계 최강 기술대국 중 하나다. 윤태기 교수는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차광렬 학원장과 함께 이 신화를 창조한 주인공이다.

그는 1986년 복강경을 이용해 나팔관에 정자와 난자를 직접 뿌려주는 시술(나팔관 인공수정)을 국내 최초로 시행해 아기를 출산시켰으며, 같은 해에 민간병원 최초로 시험관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

198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난소가 없어 임신이 불가능한 여성에게 공여된 난자를 이용해 임신·출산을 하게 했다.

1991년에는 난소 적출술 시행 뒤 폐기되는 난소에서 채취한 미성숙 난자를 체외에서 배양해 아기를 낳게 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해 미국불임학회 대상을 수상했다.

그가 성공시킨 미성숙 난자 체외 수정술은 이후 미성숙 난자를 이용한 불임치료 프로그램의 이론적 기초를 닦은 것으로 세계 학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1998년엔 난관을 묶는 수술을 받았거나 난관이 좁아져 임신할 수 없는 사람의 난관을 복원시키는 ‘복강경 난관 미세 성형 수술법’을 역시 세계 최초로 개발해 다시 한번 미국불임학회 최우수 논문상과 세계불임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그의 손을 거쳐 태어난 시험관 아기가 1만명이 넘는다.

1951년생인 윤 교수는 1975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쳤다. 환자에 대해선 자상하고 속정이 깊지만, 일에 관한 한 철두철미하다. 실수나 잘못이 있을 땐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따끔하게 야단치고 짚고 넘어가는 편이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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