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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예약은 어렵고... 독감 백신이라도?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美서 "중증 위험 줄인다" 연구... "추측 수준" 경계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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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이 코로나19 중증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백신을 맞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 '백신 티켓팅'이라 불릴 정도로 예약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50대 대상 모더나 백신 예약 당일에는 새벽부터 약 85만 명이 몰리며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결국 15시간 만에 물량 부족으로 마감됐다. 잔여 백신 예약 또한 쉽지 않아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이 같은 혼란 속, 백신 물량이 풀리기를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까. 미국의 한 의학자는 당장 코로나19 백신을 구할 수 없다면 '독감 백신'이 일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독감 백신 접종자, 코로나 합병증 위험 최대 58% 낮아
미국 마미애미 밀러 의과대 데빈더 싱 박사팀은 약 7만5000명의 코로나19 환자 기록을 통해 독감 백신 접종과 코로나19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뇌졸중, 심부정맥혈전증, 패혈증, 급성 호흡부전, 심장마비 등 중증 합병증으로 발전할 위험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독감 접종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이 20% 낮았으며, 패혈증·뇌졸중·심부정맥혈전증에 걸릴 위험은 각각 최대 45%, 58%, 40% 낮았다. 다만, 사망 위험은 유의미하게 낮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독감 주사가 코로나19 악화 위험을 줄인 정확한 원인은 제시하지 못했지만, 독감 주사를 통해 우리 몸이 면역 체계를 미리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해 미국 랭고네 병원 마르크 시에겔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과도한 염증 반응을 유발해 혈액 응고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감 주사는 코로나19의 염증 반응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면역 체계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추측 기전은 여러 가지가 있다. 국제백신연구소 이철우 연구원은 "백신 접종이 주변 면역반응을 유도해 전혀 다른 질병을 예방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가설이 있기는 하지만, 명확한 기전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라며 "독감과 코로나19가 아주 약간은 닮은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면역 반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백신이 우선이지만… 독감 백신은 동시유행 막아줘
국내 백신 전문가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독감 백신 자체가 특수한 기전으로 코로나19 감염을 줄여줬다기보다는, 독감 백신을 맞았다는 것 자체가 코로나19 위험성이 낮은 환경에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아 예방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였거나, 병원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철우 연구원은 "독감 접종을 받으러 가는 사람들은 비교적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방역 수칙도 잘 지킬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백신 접종 자체보다는, 백신 접종을 받으러 갈 수 있는 환경에 복합적인 원인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독감 백신 자체에 코로나19를 약화시키는 기전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효과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백신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앞선 연구를 주도한 데빈더 싱 박사 또한 독감 백신이 일부분 도움을 줄 수 있더라도, 가능하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싱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독감 백신이 코로나19 백신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로 오해해선 안 된다"라며 "코로나19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싶다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꼭 코로나19 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독감 백신 접종은 매년 할 것을 권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방역수칙 강화 덕분에 독감이 거의 유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이후 방역수칙이 완화되고, 사람들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영국 나딤 자하위 백신 장관은 "올겨울 독감이 다시 유행하면서 동시 유행으로 사망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애미 밀러 의대 수잔 타기오프 연구원은 "독감 백신은 독감과 코로나19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2월 그해 유행할 가능성이 높은 독감 바이러스 종류를 발표하는데, 독감 백신은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다. 제작 과정을 거쳐 대개 8~9월경 접종이 시작되며, 겨울 동안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항체가 생기는 기간을 고려해 11월 초 전까지 접종하는 게 가장 좋다. 국가예방접종사업 지원에 따라 ▲생후 6개월~만 18세 ▲만 62세 이상 어르신 ▲임산부는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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