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암환자, 예방접종 꼭 해야… 독감·폐렴구균 백신 필수"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3/22 07:30
[헬스 톡톡] 마틴 마호니 교수·박지수 교수
백신 안전성, 여러 연구 통해 확인
암 치료 3개월 이후에 접종을
폐렴구균, 13가·23가 모두 맞아야
박지수 교수: 우리 센터에 내원한 암 환자 902명에게 폐렴구균 백신 접종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30.8%만 접종을 했다. 암환자의 폐렴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먼저 맞고 1년 뒤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을 맞는 것이다. 폐렴구균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에 따라 각각의 보호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두가지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하는 것인데, 두 가지 폐렴구균 백신을 모두 접종 받은 사람은 5.7%에 불과했다.
마틴 마호니: 암환자 백신 접종률만 따로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독감 백신의 경우 접종률은 19~64세는 40% 정도, 65세 이상은 75% 정도에 불과했다.
―암환자에게 필요한 예방접종 종류는?
마호니: 최소한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은 맞아야 한다.
박: 독감 백신을 기본으로 추천하며, 가능하다면 폐렴구균 백신도 맞아야 한다.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현재 정부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23가 백신만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한 폐렴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미국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년 간격으로 13가 백신과 23가 백신을 모두 맞아야 한다.
―암환자가 백신을 접종해도 안전한가?
박: 폐렴구균 백신과 독감 백신은 사백신(백신 속 병원체의 독성이 제거된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암 치료 도중이라면 면역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암 치료가 끝나고 3개월 이후에 예방접종을 권한다. 암 치료를 받기 전이라면 2주 정도 전에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암 경험자는 언제든 접종해도 된다.
마호니: 암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 또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백신 접종에 대한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굳이 백신 접종의 위험을 말하자면 주사로 인한 통증, 부종 정도이다.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박: 그렇다. 의사들이 암 환자 백신 접종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지 않다. 2010년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암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접종자 대부분이 의사 권유가 아닌 본인 의지로 백신을 접종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 향상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
마호니: 2010년부터 로스웰파크암센터에서는 근무하는 임직원 모두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이런 내부 정책에 따라 많은 의료진이 백신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환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백신을 권장하게 됐다. 뉴욕 주에서는 65세 이상의 모든 입원 암환자에게 퇴원 시 병원에서 1차적으로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반드시 권장하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등 보건당국 차원에서도 암환자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암환자의 백신 접종률 높이려면?
박: 의사들이 암환자에게 예방접종을 권유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백신 접종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예방접종 비용 때문에 망설이는 암환자가 생각보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