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틀니 냄새 날까봐 걱정? 관리만 잘하면 문제없습니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01 07:00
[전문의에게 묻다] 대한치과보철학회 김종엽 공보이사
7월 1일은 대한치과보철학회가 지정한 '틀니의 날'이다. 최근 틀니는 노인을 비하하는 단어로 사용될 정도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노인에게는 삶의 질을 높여주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은 틀니를 사용할 정도다. 35세 이상 성인 인구 비율로 봐도 약 20%(640만명)가 틀니를 사용한다. 이제는 누구라도 나이가 들면 틀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때다.
그러나 틀니 사용자가 많아진 만큼 틀니를 소홀히 관리하는 사람도 많다. 틀니를 청결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척'과 '세정'이 필요한데, 이 둘의 차이점을 모르는 경우도 흔하다. 틀니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틀니 특유의 냄새나 불편감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꼼꼼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대한치과보철학회 김종엽 공보이사(보스톤스마트치과 원장)의 자문으로 틀니의 중요성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Q. 고령자에게 틀니란 어떤 의미이며, 왜 중요한가?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굉장히 급격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수명이 늘고, 고령자가 많아지면서 건강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됐다. 특히 고령자는 치아 상실이 나타나면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해 여러 가지 영양 문제가 생기거나, 더 나아가 전신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 씹는 능력이 약화되면서 치매와 같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 등을 잘 씹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틀니는 고령자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Q. 틀니가 건강상의 이유 외에 고령자에게 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나?
틀니 관리는 건강 유지뿐 아니라 노년층의 일상생활 영위, 사회활동 참여와 관계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요즘 고령자들의 사회활동은 굉장히 활발한 편인데, 만약 치아가 없으면 심리적으로 사람을 만날 때 위축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틀니는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 반면 상대와 가까이 대화를 나눌 때는 간혹 틀니 사용자 특유의 냄새가 나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자신감을 낮출 수 있어 평소 올바른 방법으로 틀니를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한 틀니를 사용하면 안정감을 얻는 것은 물론 더 자신감 있는 사회활동에 도움이 된다.
Q. 틀니도 잘 관리해서 쓰면 충분히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나?
틀니는 잘 관리해 사용하면 만족도가 높아지고, 이는 삶의 질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준다. 최근 안타깝게도 ‘틀딱’ 등 노년층을 비하하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틀니는 치과 치료 중 가장 오랜 성공의 역사를 가진 치료법이다. 잘 맞는 틀니는 본인 치아처럼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자연치아만큼 씹는 기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편안한 식사를 하기에는 충분한 힘을 가질 수 있다. 틀니를 잘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씹는 기능이 많이 회복되고, 개인의 자신감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Q. 틀니 사용 초기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틀니 환자들에게 ‘틀니는 내 이와 틀리니까 틀니’라고 농담처럼 얘기하곤 한다. 우리의 입 안은 굉장히 예민하고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머리카락 하나만 들어가도 금방 불편감을 느끼게 된다. 하물며 틀니와 같이 큰 플라스틱 덩어리가 들어가면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하고 사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틀니를 처음 사용할 때는 아기가 걸음마를 하듯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략 3개월가량을 적응 기간으로 두고, 내 잇몸에 잘 맞도록, 내 턱에 잘 맞도록 틀니의 불편함을 조정해 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Q. 틀니 조정은 세부적으로 어떤 부분을 조정하는 것인가?
기본적으로 틀니가 잇몸에 잘 맞도록 하는 것이다. 잇몸이 많이 눌리거나, 교합상태에서 불편한 부분, 과하게 닿는 부분이 있다면 덜 닿도록 조정한다. 반면 덜 닿고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틀니가 잇몸에 잘 부착되도록 조정한다. 즉, 사용자가 틀니를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Q. 실제 틀니 사용자들이 가장 불편함을 호소하는 점은 무엇인가?
2017년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불편한 점 1위는 음식물 끼임(42.6%)였고, 씹을 때 불편함(34.2%), 구취·냄새(32%) 등이 뒤를 이었다. 틀니를 사용하며 ‘음식물 끼임’, ‘씹을 때 불편함’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틀니가 잘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틀니를 잘 맞게 조정해 사용해야 한다. 또 ‘구취’의 불편함을 느끼는 사용자는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관리에는 세척과 세정 즉, 어떻게 씻고 어떻게 살균하느냐가 중요하다.
Q. 생활 속에서 틀니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나?
치아가 빠지고 나면 잇몸뼈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잇몸뼈가 녹은 만큼을 채우는 유지 관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틀니치료 이후 6개월~1년에 한 번은 꼭 치과의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틀니가 흔들리고 불편하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치과를 자주 방문하기 어렵거나, 요양시설 등에서 외출이 힘든 이런 경우라면 치과 방문 전까지는 틀니 부착재를 사용해 틀니를 안정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시간이 지나면 치과에 가서 틀니 유지 관리하는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Q. 자연치아와 구분되는 가장 대표적인 틀니 관리법은?
구강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식사 후에는 틀니를 깨끗한 흐르는 물에 닦아야 하는데, 제일 흔하게 실수하는 것이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치약 안에는 마모제가 들어있어서 틀니의 플라스틱 표면에 상처를 내고, 그 틈새로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틀니를 세척할 때는 의치 전용 칫솔로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닦아야 하며, 치약 사용은 금물이다. 간혹 틀니를 깨끗하게 소독하고자 아기 젖병 소독하듯 끓는 물이나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틀니가 뒤틀어지는 등 변형이 나타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틀니는 틀니 세정제를 사용하면 깨끗하게 소독된 상태로 씻어서 사용할 수 있다.
Q. 틀니 ‘세척’과 ‘세정’, 어떻게 다른가?
‘세척’은 틀니에 묻어있는 잔여 음식물들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고, ‘세정’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들을 살균하는 것이다. 세척할 때는 치약 대신 흐르는 물에 틀니 전용 칫솔을 이용해 닦아낸다. 틀니를 닦다가 떨어뜨려 깨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바닥에 젖은 수건을 깔아놓거나 세숫대야 위에서 닦는 것을 권한다. 세정은 틀니에 번식하는 플라그 및 구취 유발 세균을 제거하기 위함으로 하루에 한 번, 틀니 세정제에 담가놓는 것으로 틀니 세균을 거의 살균할 수 있다. 틀니 세정은 밤낮 관계없이 하루에 한 번 진행하면 된다. 만약 외출을 앞두고 급히 세정이 필요하다면 5분 정도 담가 놓는 세정제를 사용하면 된다. (틀니 닦는 법은 영상 참고)
Q. 자는 동안 틀니를 꼭 빼야 한다던데, 이유는 무엇인가?
실제로 환자 중에서는 틀니를 끼고 자는 경우가 꽤 많다. 자는 동안 틀니를 빼놓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잇몸에도 휴식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잘 때 틀니를 빼는 것은 잇몸이 너무 눌려있지 않도록 휴식하는 시간을 주는 의미가 가장 크고, 자는 동안 틀니 세정제를 사용해 틀니를 세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틀니를 낀 채 잠을 자는 경우, 흡인성 폐렴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고령자의 경우 흡인성 폐렴 예방을 위해서도 틀니를 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힘이 떨어지며 침이 폐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근육의 힘도 떨어진다. 틀니에 있던 세균이 자는 동안 폐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다.
Q. 틀니를 보험 치료로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없나?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에서 부분틀니, 완전틀니가 7년에 1회 보험 적용이 되고 있다. 이는 틀니 사용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환자보험 환자 등록을 한 이후에는 병원을 옮길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따라서 보험 틀니 치료를 받을 때는 처음 등록한 치과 병의원을 옮길 수 없다는 내용을 잘 숙지하고, 처음에 병원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과를 선택할 땐 특정 광고에 의해 선택하기보다는 주변에 믿고 갈 수 있는 치과를 정하고, 지속해서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Q. 틀니도 오래 사용하면 헐거워진다. 유지 관리는 어떻게 하나?
잇몸뼈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틀니가 헐거워지기도 하고, 오래 사용하다 보면 틀니 위에 올라가 있는 인공치아가 닳아서 높이가 변할 수도 있다. 그러면 틀니가 꽉 물려 통증을 유발하고, 사용 중에 틀니가 부러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부분 틀니 같은 경우엔 치아를 걸어두는 고리가 망가지기도 한다. 틀니 유지 관리에 있어서도 치료 횟수가 제한돼 있긴 하지만, 보험 틀니가 아니더라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틀니가 헐겁거나 파손됐다면 보험 치료를 잘 활용하길 바란다. 틀니를 새로 제작하지 않아도 사용 중인 틀니를 더 편하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틀니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틀니는 오래된 성공의 역사를 가진 치료법이며, 비교적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다수의 치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술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서 전신 건강이 안 좋은 경우에도 치료를 받을 수 있고, 향후 거동이 불편해지더라도 비교적 쉽게 유지관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플란트나 고정성 보철물이 아닌 틀니로도 씹는 기능을 회복해주고 사회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치료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더불어 틀니 사용자라면 틀니 청결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구강건강 상태를 잘 체크하고 ▲하루에 한 번 세정제를 사용하는 습관을 들이며 ▲필요하다면 틀니 부착재 등을 이용해 고정력을 높여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