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이 없으면 잇몸? 잇몸 뼈 없어지면 틀니도 못 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9/01/18 09:11
잇몸 뼈의 중요성
◇잇몸 뼈, 안 쓰면 내려 앉아
잇몸 뼈는 잇몸 안에 있으면서 치아 뿌리를 단단히 잡고 있다. 잇몸 뼈가 위축되면 치아 뿌리를 제대로 잡지 못해 이가 흔들리거나 빠지고, 잇몸이 내려 앉아 제 기능을 못 한다. 반대로, 치아가 없거나 잇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잇몸 뼈가 손상된다. 잇몸 뼈와 치아·잇몸이 서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잇몸 뼈는 한 번 소실되면 급격히 나빠지고,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게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치아가 빠졌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잇몸 뼈는 스스로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더 위축돼, 나중에는 잇몸에 틀니조차 끼울 수 없을 정도로 내려 앉는다. 그래서 치아가 빠지면 빨리 임플란트를 하는 게 좋다. 잇몸 뼈에 적당한 압력이 가해져야 잇몸 뼈가 소실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잇몸 뼈가 많이 없어져서 임플란트를 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뼈이식을 고려해봐야 한다. 경희대치과병원 치주과 신승윤 교수는 "자가골(자신의 잇몸 뼈) 이식은 생착률은 높지만 잘 흡수돼버려 유지가 어렵고, 이종골(소 등 동물의 뼈) 이식은 생착률이 자가골에 비해 낮지만 오랫동안 유지가 잘 된다"고 말했다. 국내 뼈이식의 80~90%가 이종골 이식으로 이뤄진다.
◇'블랙 트라이앵글'은 잇몸 뼈 손상 중이라는 신호
잇몸 뼈를 오랫동안 튼튼하게 유지하려면 평소에 잇몸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잇몸병(치주질환)은 처음엔 치아와 잇몸 사이에 박테리아가 들어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치은염으로 시작해, 염증이 잇몸 뼈 주변으로까지 파고드는 치주염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결국 잇몸 뼈가 소실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을 잘 알아두면 좋다. 치주질환의 대표적인 신호는 ▲잇몸이 붓거나 ▲양치질할 때 피가 나거나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기거나 ▲치아가 길어지거나 ▲이가 흔들리는 것이다〈그래픽〉.
잇몸이 붓거나 양치질할 때 피가 나는 건 치주질환이 비교적 초기일 때 생기는 증상이다. 피부가 긁히면 주위가 붓고 피가 나듯, 잇몸도 박테리아의 공격을 받으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붓거나 피가 난다. 이럴 땐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치실·치간칫솔 등을 이용해 관리하면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다.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겼거나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이가 흔들린다면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블랙 트라이앵글이란 나란히 붙어 있는 두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 현상으로, 그 공간이 하얀 치아나 선홍색 잇몸과는 대조적으로 검게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승윤 교수는 "잇몸이 치아를 충분히 감싸지 못 하면 블랙 트라이앵글이 생기거나 치아가 길어 보이거나 이가 흔들린다"며 "이는 잇몸 뼈가 소실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치과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 잇몸 건강 지켜야 잇몸 뼈 튼튼
잇몸 뼈를 지키려면 구강 청결이 기본이다. 치아 사이사이에 있는 플라크를 방치하면 단단해지면서 치석이 된다. 플라크·치석이 쌓이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파고들어 잇몸 뼈까지 손상시킨다. 이를 막으려면 양치질을 제대로 하는 게 가장 기본이다. 여기에, 치실·치간칫솔·워터픽 등을 이용해 칫솔로는 놓치기 쉬운 찌꺼기를 한 번 더 빼내고, 6개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게 좋다. 신승윤 교수는 "담배를 피우거나 심혈관질환이 있어도 잇몸 뼈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잇몸 마사지도 꾸준히 하자. 잇몸 조직이 강화되고, 혈액순환이 잘 돼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길러진다. 양치질을 한 뒤 손을 깨끗이 씻은 다음, 검지 지문이 있는 부위를 잇몸에 대고 원을 그리듯이 이동하면서 문지르면 된다. 소금 등을 묻히면 오히려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