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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COPD) 50대 이상 흡연자 특히 주의, 당장 담배 끊고 호흡재활 치료 받아야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지아 기자
입력 2017/10/05 15:00
만성질환관리 9
호흡기를 주로 보는 의사들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부르는 말이 있다. 바로 ‘숨을 조여 오는 소리 없는 살인자’이다. 실제로 COPD는 병이 심각해질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다. 나타나는 증상도 기침이 나거나 가래가 생기는 정도이다. 그러다가 병이 심각해질 때로 심각해져야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문제는 아직까지 COPD를 완치해주는 치료법이나 약물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COPD 환자들은 생활 속에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익히고 잘 관리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일어나 폐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폐기종과 만성기관지염으로 나뉜다. 폐기종은 폐포가 손상 돼 크기가 커지고 공기에서 혈액으로 산소를 전달하는 기능이 약해진 상태로 흉부 방사선검사를 통해 폐포벽 파괴로 인한 폐 공간이 빵빵하게 확장돼 있을 때 진단한다. 만성기관지염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올라 기관지가 좁아져 공기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도가 좁아지면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겨 결국 사망에 이른다. 보통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연속으로 기침과 가래가 있는 경우 만성기관지염에 따른 COPD를 의심할 수 있다.
1. 만성폐쇄성폐질환 관리 핵심
1.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2. 독감과 폐렴 예방 접종을 한다.
3. 실내·외의 공기오염을 피한다.
4. 매일 20분 이상 걷는다.
5.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6. 주기적으로 폐 기능 검사를 받는다.
7. 처방받은 약물을 올바른 방법으로 투입한다.
금연은 COPD의 발생을 예방하고, 이미 발생한 COPD의 진행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담배를 끊으면 전체 사망률이 감소하며 특히 심혈관 질환과 폐암으로 인한 사망이 50%이상 감소한다.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경증 COPD 환자 5887명을 대상으로 약 15년간 금연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금연한 사람은 흡연을 계속한 COPD 환자들보다 심혈관 질환과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50% 이상 낮았다.
독감과 폐렴 예방 접종도 중요하다. COPD 환자는 다른 일반인보다 독감이나 폐렴으로 입원율이 높다. 따라서 독감과 폐렴이 유행하는 계절이 되면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한다. 65세 이하의 COPD 환자가 폐렴구균 예방 접종을 하면, 폐렴 발생이 76%나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다.
그리고 미세먼지 같은 외부 유해물질도 피해야 한다. 폐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부풀어 오른 COPD 환자들은 미세먼지에 의해서도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황사나 미세먼지, 오존 같은 외부 공기오염이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외출 할 때는 마스크를 써서 호흡기로 미세먼지나 황사가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2.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운동법
COPD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운동을 통한 체력 증진이 중요하다. 운동이 폐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단, COPD 환자는 운동량 설정에 주의해야 한다. 힘에 부치는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약간 숨이 차고 땀이 살짝 나는 정도의 운동을 생활화하면 된다. 일주일에 적어도 3번 이상, 한 번에 20분 이상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면 3개월 이후부터는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COPD 환자에게 추천되는 운동은 걷기·수영·자전거타기 같은 운동이다. COPD 환자는 산소량과 압력차에 민감한 환자이기 때문에 스킨스쿠버나 등산은 피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 주의
COPD 환자는 비행기 탑승시 주의해야 한다. 기내에는 산소와 압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행기 타야 할 일이 생기면 병원에서 체크해봐야 할 항목이 있다. 바로 혈액 내 산소의 정도인 말초혈액산소포화도다. 이 수치가 90%를 넘는 경우에는 비행기를 타도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먼저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3.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호흡재활
호흡재활은 환자 치료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호흡재활이 이뤄져야 갑자기 호흡곤란이나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났을 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PD 환자의 호흡재활은 주로 유산소 운동으로 시행된다. 근육량을 키워서 움직일 때 호흡곤란이 생기는 빈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호흡기 근육을 강화하면 피로 물질인 젖산의 생성이 줄면서 산소요구량도 적어져 호흡 곤란이 덜 나타난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에서 14명의 COPD 환자를 대상으로 6주간 호흡재활을 시행했더니, 환자가 호흡곤란 등 없이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이 68~229%나 증가했다.
COPD 환자의 호흡법
휘파람 호흡법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속으로 천천히 숫자 2를 세면서 코로 숨을 들이 마신다. 이때 입술 모양은 촛불을 끄듯 반쯤 열고 속으로 천천히 숫자 4까지 세면서 숨을 내쉰다.
복식호흡
편안한 자세로 기대어 앉거나 누운 자세로 시작한다. 목과 어깨의 긴장을 풀고 한 손은 배에, 다른 한손은 가슴에 얹는다. 속으로 천천히 숫자 2까지 세면서 배를 부풀리고 코로 숨을 들이 마신다. 이때 가슴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배를 넣으면서 속으로 천천히 숫자 4까지 세면서 내쉰다.
4.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식습관
COPD 환자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 단 탄수화물(국수, 빵, 떡, 감자, 옥수수 등)은 소화되면서 몸 안에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줄이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식사할 때 숨이 차거나 피곤을 느낀다면 식사하기 전에 충분히 휴식 시간을 갖는다.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 들거나, 배에 가스 찬 느낌이 든다면 가스를 많이 만드는 음식(김치, 우유, 사과, 양배추)의 섭취를 피한다. 식사 중에는 물이나 음료수는 가급적 마시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COPD 환자들은 폐 기능을 강화하는 식품을 챙겨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폐 기능 강화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식품은 ‘브로콜리’다. 브로콜리는 설포라판이라는 유황화합물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은 폐에 붙어 있는 세균이나 담배 찌꺼기 같은 유해물질을 씻어 내 폐를 깨끗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토마토나 수박 등에 들어 있는 붉은색 색소인 리코펜을 섭취하는 것도 COPD 환자에게 좋다. 우리 몸에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리코펜은 체내의 유해산소를 감소시켜 폐 손상을 억제하고, 폐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는 특히 올리브오일에 버무리거나 볶아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높아져 폐 기능 강화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