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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많은 脫腸 수술, 배꼽에 구멍 하나 뚫어 흉터 없이 해결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3/17 09:00
한솔병원, 2013년 새 복강경 수술법 도입
2년 간 수술 160건… 재발 전혀 없어
구멍 3개 뚫는 기존 방법보다 감염 적어
환자의 80% 男… 사타구니에 주로 생겨
초음파 촬영 결과, 튀어나온 장(腸)이 다시 복막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 배가 부어 있었다. 그대로 두면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겨 장이 괴사될 수도 있었다. 서씨는 곧바로 한솔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배꼽을 통해 진행됐기 때문에 서씨의 배에는 상처가 전혀 없다.
탈장은 장을 싸고 있는 복막이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 쪽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생긴 주머니 모양의 빈 공간(탈장낭)으로 장이 밀려 들어오는 것이다. 밖에서 보면 편평한 살 위로 볼록 솟아 있다. 삐져나온 장이 탈장낭에 끼어 부으면 더 조여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탈장 환자의 70~80%은 남자다. 태아 때 몸 안에 있던 고환이 밖으로 밀려 나면서 생긴 몸 속 빈 곳으로 복막이 늘어지는게 가장 큰 원인이다. 전체 탈장의 75% 정도가 사타구니에서 생긴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생기며, 복부 근육이 약해지거나 복부 압력이 높아졌을 때 쉽게 생긴다.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운동 선수들이 갑자기 복압이 올라갈 때도 탈장이 생긴다.
많게는 국내 인구의 5% 정도가 탈장 환자라는 추측이 있을 만큼 탈장은 흔한 질환이다. 2013년 국내에서 시행된 탈장 수술이 3만5000여 건으로, 질병별 국내 수술 건수의 순위는 14위다.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
늘어진 복막을 조여주는 약이나 생활습관 교정법이 없다. 탈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라는 뜻이다. 늘어난 탈장낭을 잘라내고 남은 복막을 잡아당겨 꿰매기도 하지만 통증이 심하고 재발이 잦다. 1970년대 인공막이 발명된 후 복막을 잡아당길 필요 없이 인공막을 덧대는 수술을 주로 한다. 인공막은 영구적으로 몸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조직 거부반응, 염증, 감염의 우려가 없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다. 인공막을 덧댈 때 복막의 안에 대느냐 바깥에 대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는 차이가 크다. 댐 보수공사를 생각하면 되는데, 댐의 안쪽을 막으면 물의 압력을 쉽게 이기지만 바깥쪽을 막으면 수압 때문에 다시 샐 수 있다. 한솔병원 복강경수술센터 이관철 과장은 "인공막을 조직 바깥에 붙이면 5~10%는 재발하지만 안쪽에 붙이면 재발은 1000명에 2~3명 꼴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복강경을 이용한 탈장 수술은 배에 지름 0.5~ 1㎝의 구멍 3개를 뚫고 수술 도구와 카메라를 넣어 진행된다. 15㎝ 이상 배를 째던 예전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적다. 최근에는 배꼽으로만 수술 도구를 넣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이 활발하다. 배꼽을 1.5㎝ 정도 째고 3개의 수술 도구를 한꺼번에 넣기 때문에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통증과 감염 우려가 적고 흉터가 안 생긴다. 다만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집도의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솔병원은 2013년 6월 단일공 복강경 탈장 수술을 도입, 지금까지 160여 명의 환자를 수술했다. 한솔병원에 따르면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했을 때 탈장이 재발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한솔병원 복강경수술센터 정춘식 센터장은 "수술 의사의 집중력과 섬세함이 필요한 수술인데, 환자들은 입원기간이 짧고 흉터가 남지 않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