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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 ‘명절증후군’도 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2/11 09:15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설은 여느 때와 달리 짧은 편이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인만큼 벌써부터 ‘명절증후군’을 겪는 며느리들이 적지 않다.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가슴도 답답한가 하면, 마음도 불안하고 초조하여 잠을 설치기도 한다.
60년 만에 찾아온 ‘백호랑이 해’라는 특수 때문에 ‘출산’에 대한 부담감도 명절증후군을 가중시키는 한 원인이다. 특히, 결혼 초년생이거나 시댁과의 갈등이 있는 며느리들은 이런 증세가 더욱 심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며느리의 명절증후군보다 시부모의 명절증후군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긴 연휴 뒤 공허함은 모두 시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명절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자식들이 없는 빈자리를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 며칠 전까지도 아들에 며느리에 손자까지 있던 시끌벅적한 자리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하루 이틀로 끝날 줄 알았던 공허함이 2주 이상 계속 될 경우, 평소보다 소화도 잘 되지 않고, 두통을 호소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영민 서울특별시 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원장은 “명절 후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님의 공허함은 며느리증후군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면서 “출가한 자식들을 목 빠지게 기다려온 명절, 그 시끌벅적한 명절이 끝나면 공허함을 넘어 우울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의 경우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활의 리듬이 깨져 공허함으로 시작되는 우울증을 동반할 수 있다. 근거 없는 통증, 생리불순, 피로감, 신체감각 이상, 설사나 변비, 두통, 어지러움, 불감증, 발한, 건강 상태에 대한 과도한 걱정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공허함과 슬픔, 우울한 기분이 들고, 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는 등의 기분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아 만성적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아야 한다.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발생하기 전에 심각한 생활사건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인에게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가장 중요한 생활 사건은 ‘이별’과 ‘사별’이다. 신영민 원장은 “우울한 노인은 최근에 배우자나 자식의 죽음을 경험한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사별을 겪은 사람들은 우울증에 걸릴 위험도가 높다. 때문에 최근 배우자와 사별한 부모님은 명절 연휴가 끝나고 난 뒤 더욱 각별하게 마음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