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14
무릎을 보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경험에 비추어보면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환자가 단골로 하는 질문이 있다.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대부분의 무릎 질환에서 외상이나 감염 같은 급성 질환이 아닌 이상,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항상 존재한다. 무릎의 연골이 조금 닳았다거나 X-ray 상 관절 간격이 좁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통증의 정도와 영상검사상 보이는 관절염의 중증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심지어 연골이 거의 소실되어 관절 간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진행된 중증 관절염(4기)임에도 불구하고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는 환자들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이 통증을 참는 것일까, 아니면 실제로 덜 아픈 것일까? 대개 이런 분들은 또래에 비해 활동량이 많고, 근력이 잘 유지되어 있으며, 그로 인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어 통증도 적은 경향이 있다. 이는 체중 관리와도 관련이 있으며, 적절한 운동을 통해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과체중이고 다이어트가 어렵다고, 혹은 젊은 나이에 무릎 통증을 겪는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관절염 환자를 위한 체계적인 운동치료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으며, 이러한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소실된 근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개 1~2개월간의 집중적인 훈련을 통해 올바른 운동 방법을 익히고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순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첫 번째는 워밍업(10분)으로 자전거 타기와 같은 비체중부하 유산소 운동으로 시작한다. 가볍게 땀을 내어 몸의 관절에 이제 곧 운동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고 관절에 유연성을 부여한다.
두 번째는 핵심운동(40분)으로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운동을 진행한다. 세부항목은 다리 근력 강화(대퇴사두근, 햄스트링), 코어 근력 강화(복부, 등, 둔근), 자세 조절 훈련(올바른 자세 유지 및 균형 향상), 기능적 운동(계단 오르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등 일상 동작 훈련)으로 나누어 진행하게 된다. 운동은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수행하며, 의자나 걸레자루 같은 집안 구조물을 활용해 운동의 강도를 조절하고 부상의 위험을 줄인다.
세 번째는 쿨다운(10분)으로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통해 체온을 천천히 낮추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여 운동 후 회복을 돕는다.
각각의 동작들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결국 점진적으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근력을 획득하는 것이 그 목표이다.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있는 관절염 환자에게 통증 없이 운동을 지속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무릎 통증을 줄이는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통증 경감과 함께 체중 감량까지 유도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이는 어떤 주사나 약물보다도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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