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05-28
그러나 안타깝고 놀랍게도 이 중 대부분은 중장년 이상의 관절 건강에, 특히 무릎에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대부분의 갑작스러운 다리 운동은 준비가 되지 않은 약해진 무릎에는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이다. 마음은 청년이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자칫하면 건강은 커녕 무릎 통증으로 정형외과를 방문하게 될 판이다.
지속되는 무릎 통증과 연골 문제 사이의 관련성
이렇게 평소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너무 열심히 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 현장직 종사자로서 오랫동안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많이 걷거나 또 쪼그리는 등 무릎 관절에 무리가 되는 동작을 오랫동안 많이 해 왔어도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다치지는 않았는데 무릎이 붓고 아프고 불편하다는 사연을 호소하는 분들이 중장년층에서도 꽤 많다, 운동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일을 쉬어도, 정형외과에서 방사선 검사 및 염증에 대한 여러 가지 치료 후에도 무릎이 낫지 않을 때 정밀검사는 꼭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MRI를 통해 꼭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는 구조물이 바로 ‘연골’이다. 연골은 많은 사람들이 이와 혼동하는 ‘연골판’, 그리고 ‘인대’와 더불어 MRI로 확인할 수 있는 무릎 내 3대 중요 연부조직에 해당한다. 그리고 연골 병변은 무릎 질환에서 가장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다. 박리성 골연골염, 연골연화증 등에서부터 퇴행성 관절염까지, 또는 급성 연골 손상(연골판 파열이 아니다!)에서 골연골 병변, 만성 연골 결손까지 남녀노소와 외상질환에 모두 걸쳐 있다. 연골판과 인대를 다쳐도 결국에는 연골 문제가 안 생기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고, 퇴행성 관절염의 주된 치료 방향 역시 연골 병변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연골 건강이 무릎 건강인 이유이다.
문제는 연골에는 혈관이 없어서 스스로 재생이 잘되지 않고 또 신경이 없어서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통증, 부종, 삼출, 잠김 증상 등이 뚜렷하지 않아도 연골 병변이 우연히 발견되거나 소리 없이 나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릎 연골의 다양하고 넓은 문제들, 여러 분류와 치료방법
무릎의 연골 문제(또는 병변)는 일단 만성 퇴행성 또는 소모성 변성과 급성 손상으로 나눌 수 있다. 타 병원 진료를 보고 연골이 찢어져서 수술 때문에 필자를 찾아오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은 관절 연골이 아니라 반월상 연골판의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 역시 공식적으로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오히려 진단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혼동이 일어난다. 진정한 의미의 관절 연골의 급성 손상은 충격 때문에 연골이 타박상을 입거나 떨어져 나가는 경우이다. 큰 골연골 손상에서는 이를 고정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더 흔한 연골의 문제는 반복적인 사용과 무리한 활동에 의해 연골이 국소적으로 또는 전체적으로 닳아지거나 박탈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소적 연골 병변과 퇴행성 관절염이 독립적으로 또는 동시에 나타난다. 이는 병변 범위에 따른 분류에 해당한다.
또한, 연골 병변은 깊이에 따라 나눌 수 있다. ICRS 등급에서 3등급은 절반 이상 깊이의 연골 결손이 있을 때, 4등급은 연골이 모두 없어져서 뼈가 노출되는 경우를 말한다.
국소적 3,4등급의 연골 결손에서는 연골 재생수술 등을 상황에 따라 고려한다. 자가 연골세포 이식수술, 동종 줄기세포 수술, 미세 천공술(또는 다발성 천공술) 및 추가 이종 콜라겐 도포수술, 자가 또는 동종 골연골 이식술 등 여러 가지 수술이 있고, 연골을 직접 재생시키는 수술은 아니지만 골반에서 채취한 골수 흡인물 농축액 주사 수술도 무릎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심지어는 뼈를 절제하여 다리 모양을 바꾸는 절골술을 통해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 연골 재생을 유도할 수도 있다.
무릎 연골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결정
여러 가지의 연골 관련 수술적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심한 퇴행성 관절염에는 인공관절 수술이라는 독보적인 해결책이 있지만, 연골의 결손에는 여러 가지 많은 수술적 방법들 중 어느 하나가 최고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 연골 관련 수술들을 혼합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세포치료 관련 특허를 가진 새로운 연골 수술법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게다가 퇴행성 관절염이 있거나 연골판 또는 인대 손상이 있는 중장년층에서의 관절 연골 치료는 더욱 까다롭다. 필자의 진료실에는 이럴 때 어떤 연골 수술을 받을지 최종 결정을 내려달라고 전국에서 찾아오는데, 이 경우 수술의 급성 효과를 얻는 것 외에도 무릎을 장기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무릎 상태 및 다리의 모양, 하는 일, 좋아하는 운동, 재활에 대한 의지와 가능 정도, 무릎 관련 원하는 바 등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평가한다. 충분한 고민 후 수술 및 비수술적인 치료를 잘 결정하여 성심성의껏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필자를 만나기 위해 멀리서부터 찾아오고 또 오래 기다리는 나의 환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있다.
연골 건강이 무릎 건강이다
연골 문제가 생기는 분들을 관찰해보면 근면 성실하게 묵묵히 힘든 일을 해내고 또 무릎 건강을 위해 인내하며 열심히 운동을 해 온 사람들이 많다. 무릎의 건강은 퇴행성 관절염이 오지 않게, 덜 오게, 악화되지 않게, 증상을 최소화하면서 지내는 데 있다. 따라서 퇴행성 관절염이 어느 정도 있거나 관절염이 없는 연골 결손에 대한 치료는 수술뿐 아니라 앞으로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되지 않고 발생되지 않게 하는 데에도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 연골을 보존하고 재생하는 수술과, 필자가 항상 강조하는 운동 치료 및 염증 치료 등의 무릎에 대한 비수술적인 치료를 동시에 모두 잘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인생 백년의 전환점을 지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고민이 짙어지는 5월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모두 연골 건강이 무릎 건강이라는 생각으로 이에 대한 확인과 관리를 잘 하면, 필자가 항상 바라는 좀 더 좋고 강한 무릎, ‘장작 The JK’ 무릎으로 백세 시대에 걸맞는 오래 쓰는 무릎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가지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십자인대 파열, 반월상연골판 손상, 관절연골 병변 등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합니다. 전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진료교수이자 로봇인공관절 수술교육센터장인 장작 원장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무릎 치료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