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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이상 있는 아이에게 비디오 게임은 치명적일 수 있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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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관련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비디오 게임을 하면 드물게 부정맥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장에 이상이 있는 어린이가 비디오 게임을 할 경우 부정맥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 등 다양한 형식의 비디오 게임이 해당된다.

호주 시드니 아동 병원 네트워크 연구팀은 비디오 게임과 부정맥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전세계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던 도중 부정맥을 겪은 22명 어린이의 사례를 수집한 다음 분석한 것이다. 대부분 심장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 구역질 등을 겪었다. 심정지를 겪었던 4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부정맥의 원인을 추적했더니 19명이 심장 관련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흔한 원인은 10명이 앓고 있던 ‘카테콜아민성 다형성 심실 빈맥’이라는 유전성 질환이었다.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없어도 운동 또는 스트레스에 의해 심실빈맥이 잘 유발되는 질환이다. 4명은 ‘긴 QT증후군’ 환자로 밝혀졌다. 전기신호 이상으로 심전도상 ‘QT 간격(심장의 수축에서 이완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비디오 게임을 하던 도중 부정맥을 겪었던 아이들은 게임에서 승패가 갈리거나, 또래와 갈등을 겪는 등 흥분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저자 클레어 롤리 박사는 “비디오 게임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는 아이는 심각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며 “발병 사례가 워낙 적은 데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비디오 게임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비디오 게임과 부정맥 간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게임과 심장질환의 상관관계는 오래전부터 논의돼왔다. 게임을 하다가 갑자기 사망하는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됐기 때문이다. 다만 위와 같이 이미 심장 관련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모든 사망 사례의 원인은 ‘앉아 있는 시간’이었다. 오랫동안 앉아있으면 종아리 근육이 하지의 혈류를 위로 펌핑하는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심근이 무리하게 된다. 이러한 피해가 누적되면 갑작스런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등이 찾아올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부정맥학회 학술지 ‘심장 리듬(Heart Rhythm)’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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