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정형돈·미나… 유명 연예인도 겪는 '불안장애' 방치하면?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7/04 12:01
유명 개그맨 정형돈은 지난 2015년 불안장애를 이유로 무한도전을 포함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채널A 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해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이의 모습을 보며 "금쪽이의 행동이 나와 똑같다"며 "싫은 사람이 아닌데도 자꾸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이 예쁘게 안 나간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명 걸그룹 트와이스 미나도 지난해 소속사를 통해 불안장애 진단 사실을 밝히며 그룹 활동을 잠시 중단했었다.
불안장애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불안감, 공포감이 오래 지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정신질환이다. 누구나 불안을 겪을 수 있는데, 불안장애 환자는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비합리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고통받는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불안장애 유병률은 약 8%이다. 하지만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병원을 잘 찾지 않아 병이 시작되고 10~15년 후 불안장애로 진단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불안장애는 크게 ▲범불안장애 ▲공황장애 ▲공포증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등 5가지로 나뉜다.
불안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공포증 환자에게 공황장애가 생기는 등 다른 종류의 불안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공황장애의 경우 약 20%가 난치성으로 악화된다.
불안장애의 3대 증상은 걱정, 걱정으로 몸이 긴장된 상태가 지속되는 것, 긴장으로 인해 두통이나 소화불량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두통, 흉통, 호흡곤란 등 신체 증상이 발생했는데 병원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나오면 불안장애를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불안장애 환자에게 마치 '팝업창'처럼 떠오르는 '자동 사고'를 교정시켜주는 인지치료와 공포스런 상황에 의도적으로 조금씩 노출시켜 극복하게 하는 행동치료도 약물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치료법이다. 불안장애만 있는 상황에서 치료를 받으면 효과가 좋지만 합병증으로 다른 종류의 불안장애가 생기거나 우울증이나 중독 등으로 병이 발전한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평소에는 불안감 예방, 완화를 위해 충분한 수면과 고른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가바,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되고, 뇌를 자극해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카페인 음료는 되도록 피한다. 깊은 호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광화문숲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정엽 원장은 "불안이 심할 때는 배가 위로 올라올 때까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깊게 내쉬는 연습을 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손발 떨림, 가슴 두근거림은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데, 숨 쉬는 건 비교적 자기 의지로 조절이 가능하다"며 "폐가 깊고 편안한 호흡을 하면 뇌가 위험 상황인 줄 착각했다고 여기며 불안 반응을 꺼버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