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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한약 어떻게… "점수 올려주는 보약은 없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0/08/11 09:04
"녹용·사향은 오히려 신중해야"
수험생 자녀의 학업 능력 향상과 체력 보충을 위해 한약을 지어주는 부모가 적지 않다. '수험생용 한약 처방'을 내세우는 한의원도 많다.김덕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학생건강클리닉 교수는 "별도의 수험생 전용 한약은 없으며, 일반인도 체력 보강 등을 위해 흔히 먹는 한약을 처방한다"며 "처방하는 한방병원이나 한의원마다 이름은 다를 수 있지만 처방 목적과 약재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첫째,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한약이다. 불안 초조 긴장감을 심하게 느끼는 수험생에게는 연꽃씨·맥문동 등을 쓴 청심연자탕(淸心蓮子湯)을 처방해 심장의 기운을 보(補)해 준다. 기초 체력을 보충하고 마음과 머리를 맑게 하는 귀비탕(歸脾湯)도 쓴다. 인삼·원지 등을 사용한다. 한의원에서 흔히 처방하는 총명탕(聰明湯)도 이 범주에 들어간다. 총명탕은 백복신·석창포 등을 쓰며, 건망증을 치료하는 한약이다.
둘째, 운동부족 등으로 소화기능이 약해진 수험생에게 처방하는 한약이다.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를 하는 학생에게는 백복령 등을 쓴 향사양위탕(香砂養胃湯)을 처방한다.
셋째,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있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험생을 돕는 한약이다. 이런 학생에게는 기관지를 보호하고 원기를 보충하는 금은화 등을 쓴 선방패독탕(仙方敗毒湯)을 처방한다.
김동일 동국대일산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과 교수는 "수험생 한약에 녹용이나 사향과 같은 약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체력 보강에는 많은 도움이 되지만 용량이 지나치면 약효가 너무 강해질 수 있다"며 "이런 약재를 사용할 때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덕곤 교수는 "수험생 한약은 여름에 20~30일 정도 복용하면 수능 때까지 효과가 지속되므로 굳이 더 오래 먹을 필요는 없다"며 "한약을 지어 먹이면 시험 점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부모가 많지만 한약은 수험생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보조 요법일 뿐 성적을 올려주는 약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