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너 그거 해봤니?” 은밀한 시술 ‘비키니 왁싱’
입력 2006/04/14 09:50
은밀한 부위의 털을 제거하는 ‘비키니 왁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감염이나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비키니 왁싱이란 비키니 수영복을 입을 때 보일 수 있는 은밀한 부위의 털을 제거하는 것. 이미 서양에선 여성들의 필수로 자리잡은 지 오래며, 우리나라도 점점 과감한 비키니를 입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비키니 왁싱이 유행하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와 같은 뉴욕 여성들의 생활을 상세하게 묘사한 외국 드라마의 영향 때문에 제모(除毛) 클리닉 등은 크게 붐비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제모 전문 피부과에 따르면 1~2월보다 3~4월 들어 상담 환자들이 2배 이상 늘었으며 기온이 올라가면서 ‘비키니 라인’ 제모 시술을 받는 사람들도 상당수 차지한다고 밝혔다.
작년엔 오피스텔에서 ‘은밀하게’ 영업했지만 최근 ‘라보떼’로 상호를 바꾸고 5월부터 청담동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는 퓨빅(pubic, 음모)아트 전문점에 따르면 “작년 여름엔 하루 10명 정도 찾았지만 벌써부터 문의가 급증하는 것으로 미뤄 올해는 하루 20~30명 정도 시술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퓨빅 아티스트 코스를 수료한 이 회사 대표 이미영(32, 가명)씨는 “서양 여성들은 과감하게 밀어버리는 ‘브라질리언 왁싱’이나 일자 모양도 많이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아직까지는 보수적이라 깔끔한 삼각형 모양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시술 비용은 모양에 따라 8~12만원 선이다.
손톱, 발톱도 아닌 은밀한 부위의 털 관리를 남에게 맡기는 것이 우리나라 정서에는 꺼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아직은 집에서 혼자 하는 여성들이 더 많다.
비키니 라인을 다듬는 방법에는 왁스가 가장 보편적이고, 그 외에도 면도나 족집게 등으로 제거하기도 한다. 약국에서 파는 제모 크림도 많이 사용된다. 물엿처럼 끈적한 왁스를 발라 얇은 천이나 부직포를 붙여 털을 제거하는 왁싱과 제모크림으로 털을 녹여내는 두 가지 방법의 단점이라면 뽑아낸 후 털이 다시 자란다는 것. 게다가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왁싱은 털을 떼어낼 때의 고통(?)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대해 테마피부과 류화정 원장은 “팔·다리나 겨드랑이 털도 아니고 음부 부위는 특히 민감해서 면도나 족집게 사용을 잘못할 경우 털구멍에 모낭염이나 발적 현상이 생기는 접촉성 피부염 등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왁스나 면도 등으로 피부를 자극하는 일이 자주 있게 되면 색소 침착현상도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류 원장은 “무턱대고 왁스를 사서 제모하기 보다는 팔 뒤꿈치 등에 먼저 패치 테스트를 해 보고 난 뒤 피부 타입과 맞는지 한번 살펴보는 보는 등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두 번 왁싱에 도전해 보고 난 뒤 불편함을 느낀 여성들 중에서는 레이저 제모술이나 약품으로 영구 제모를 하는 경우도 많다. 레이저 제모술의 경우 한번 시술에 털의 20%만 제거되기 때문에 4~6주 간격으로 최소 5회 정도는 받아야 한다. 시술 비용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1회에 8만원~15만원 선이다. 그러나 블랙 컬러에 잘 반응하는 레이저의 성격상 연한 색깔은 잔털은 잘 제거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수영하는 사람들에게 입 소문을 타고 있는 천연영구제모제도 있다. 캐나다 수입품인 ‘칼로’를 판매하고 있는 회사 관계자는 “모낭 주변의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어서 모근을 사멸시키는 것이 원리”라고 설명하며 “한번 바르고 나면 10~15%의 털이 나지 않기 때문에 4회 정도 발라주면 눈에 띄는 제모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왁싱이나 면도로 일단 털을 제거한 후 사용하며 가격은 8만~10만원 선이다.
아무리 아찔한 비키니 라인을 꿈꾼다지만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섣부르게 덤볐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서울백병원 피부과 이가영 교수는 “왁싱을 잘못 할 경우 연약한 부분이다 보니 표피가 떨어져 나가거나 새로 자라나는 털이 더 두꺼워지기도 한다”고 지적하며 “레이저 제모술도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색소침착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여름은 피하고 가을, 겨울부터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