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하루 아침에 팔다리 절단케 한 '이 병'

황유진 헬스조선 인턴기자|2013/03/03 09:04



하루 밤 사이에 팔다리를 잃을 수도 있는 ‘이 병’ 해외 유학생 특히 주의해야...

올해 25살인 이씨는 9년 전인 2003년이 평범한 삶을 산 마지막 해였다고 한다. 그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이라는 판단을 받게 된 날 그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갑자기 40도가 넘는 고열이 계속되었고 유명한 병원에 갔더니 팔과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무슨 방법이든 찾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서울의 큰 병원에도 찾아가 봤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고, 결국 그는 처음 들어보는 질병으로 인해 손가락 끝마디와 두 다리를 잃었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세균성 뇌수막염의 한 종류로, 뇌척수막이 수막구균에 감염돼 일어나는 질병이며, 패혈증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WHO(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10~20%가 수막구균 보균자이고 국내에서는 적어도 매년 250~2000명의 발병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은 무증상 병원체 보유자이지만 이 보유자가 면역력이 약해질 경우 수막구균에 의해 뇌척수막이 감염돼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에 걸린다.

초기 증상은 두통, 고열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해 조기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24시간에서 48시간 내에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진단 받으면 합성 살균제인 설파제 또는 항생제의 일종인 페니실린을 투여해 치료를 하게 되는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하더라도 10명 중 1명은 사망하고, 5명 중 1명에게 뇌손상, 피부괴사, 사지 절단, 청력 상실 등의 영구적이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수막구균의 전파는 보통 수막구균 보유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서 전파되지만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오는 분비물, 컵과 식기의 공동 사용, 입맞춤 등의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서 전파될 수도 있다. 따라서 단체생활자의 경우 수막구균이 전파되기 쉬워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의 발병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집단 기숙사 생활을 하는 군인이나 대학생들이 그 예이다.

수막구균이 유행하는 지역을 방문할 경우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잠비아, 세네갈, 말리, 부르키나파소, 가나, 니제르, 나이지리아, 카메론, 차드, 중앙아프리카, 수단, 우간다, 케냐,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은 WHO에서 ‘수막구균 벨트(Meningitis Belt)’로 지정한 곳이므로 이 지역을 여행할 계획인 여행자는 출국 한 달 전 반드시 수막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한다.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은 드물지만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11~18세 사이의 모든 청소년과, 기숙사에 거주하는 대학생이나 신입병사 등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 그리고 수막구균 유행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 모두에게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작년 수막구균 감염 위험이 높은 해외여행자와 유학생, 군인 등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자를 위한 수막구균 감염 예방 5대 수칙을 발표했다.

예방수칙은 ▲출국 한 달 전 예방백신을 접종해 면역 형성 ▲컵이나 식기는 돌려쓰지 않고 개인 용품 사용하기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 철저 ▲40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구토,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인근 병원을 찾을 것 ▲귀국 후에도 일주일간 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꼼꼼히 건강 체크하기 등이다.

수막구균에 감염되기 쉬운 단체생활자, 유학생, 해외여행자들은 백신접종과 예방수칙 실천을 통해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미리 예방해야 하고 위험군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도 혹시 모를 감염 위험에 항상 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