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전신마취 부담에 '손가락 관절염' 수술 미루지 마세요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31 09:19
통증 없지만 깨어있는 '수부 각성 수술'
환부 더 정확하게 처치 가능, 회복 빨라
장기준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대표원장
"1500건 진행… 환자 만족도 매우 높아"
◇손가락 관절염, 약으로는 부족 "수술해야"
100세 시대가 되며 손가락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정형외과에선 약이나 파라핀 치료를 권할 뿐, 수술은 어렵다고 하기 일쑤다. 대부분 손 수술이 전신마취를 요구하는데, 노령이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관절염 환자일수록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가락과 손목에 염증이 생겨 손이 변형됐다면 관절염 수술로 손을 교정해야 한다. 전신마취가 두렵다고 손 수술을 미루면 상태가 나빠질 뿐이다.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장기준 원장은 "전신마취 없이도 '수부 각성 수술'로 예전의 손가락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전신마취 없이도 뒤틀린 손가락을 바르게 교정하는 '손가락 관절염 성형술'의 권위자가 바로 그다.
◇전신마취 부담된다면…'각성 상태'로 수술 가능
전신마취 대신 수술 부위만 마취할 땐 수면마취를 병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온몸을 마취하는 대신 환자를 잠재워서 지혈대의 압박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단, 환자의 의식이 없으니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와 환자 간 소통은 불가능하다.
이런 단점을 개선한 게 '각성 부분 마취 및 무지혈대 수술'이다. 수술 부위에 부분 마취만 하고, 수면 마취는 하지 않는다.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지만 완전히 깨어 있어, 수술이 잘됐는지 확인할 수 있게 움직여보란 의사의 요청에 반응할 수 있다. 신경을 따라 부분 마취제를 투여할 때, 지혈제를 함께 주사해 수술 시야를 확보한 덕에 가능하다. 지혈대를 쓰지 않으니 지혈대로 인한 통증이 없고, 수면마취를 할 필요도 없다. 손 부위 골절 및 인대파열, 방아쇠 수지, 손목터널증후군, 듀피트렌구축증, 손목 건초염, 방아쇠 수지 등 웬만한 수부 질환 수술엔 다 적용할 수 있다.
환자가 각성 상태면 더 환부를 더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다. 수술 도중에 환자가 직접 관절을 움직여볼 수 있으니, 의사가 수술 경과를 실시간으로 점검해가며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특히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할 때 효과적이다. 환자가 직접 손가락을 구부려보게 함으로써 인대의 긴장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전신마취에 뒤따를 수 있는 부작용도 수부 각성 수술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면 마취용 진정제가 사용되지 않으니 오심과 구역 등 진정제 부작용이 없고, 전신마취 부작용 고위험군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도 걱정을 덜 수 있다. 수술 절차도 훨씬 간편해진다. 전신마취를 하기 전에 반드시 필요한 '수술 전 검사'를 생략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수술 후에 오래 입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수부 각성 수술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용성이 입증됐다. 최근 국제성형외과학회지엔 각성 수술을 받은 집단이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집단보다 힘줄이전술 후 회복이 더 빨랐단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수술의 선구자면서 권위자인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장기준 대표원장은 "1500건이 넘는 수부 각성 수술을 진행해 보니, 수술 결과가 좋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며 "안전하면서도 정확한 수술법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