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골든타임’ 놓친 뇌경색 환자, 뇌혈관 이어주는 수술로 치료 가능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7/12 11:36
급성 뇌경색 치료는 막힌 뇌혈관을 신속하게 재개통시켜 손상되고 있는 뇌 기능을 최대한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다. 골든타임 안에 혈관 내 혈전제거술(허벅지 쪽 혈관으로 관을 삽입해 뇌혈관 속 혈전을 빼내는 시술)을 실시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미 골든타임이 지났거나 막힌 혈관의 위치·형태에 따라서는 시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혈전제거술이 실패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항혈소판제 등 약물을 투여해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것 외에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뇌혈관문합술은 뇌 바깥쪽 혈관과 안쪽 혈관을 이어 뇌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수술로, 주로 모야모야병 등 뇌경색 위험이 높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예방 차원에서 실시해왔다. 뇌혈관문합술이 급성 뇌경색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효과·안전성이 밝혀지지 않아 일부 상급 병원 외에는 실질적으로 수행되기 어려웠다.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이시운 교수 연구팀은 수술 전후 뇌관류CT 시행 및 장기간 임상 관찰 여부 등을 고려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응급 뇌혈관문합술을 받은 급성 뇌경색 환자 41명을 선별한 후 ▲수술 전 ▲수술 직후 ▲수술 6개월 후 뇌관류CT 영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응급 뇌혈관문합술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대부분 환자의 뇌관류(뇌혈관류)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혈류 공급이 정상보다 10초, 8초, 6초, 4초 이상 느려진 부위의 부피가 감소했으며, 특히 뇌경색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지표인 ‘6초 이상 관류가 지연된 부위의 부피’ 중간 값은 ▲수술 전 78ml에서 ▲수술 직후 23ml ▲수술 6개월 후 5ml까지 더욱 큰 폭으로 작아졌다.
이번 논문은 과학 저널인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