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비염 안 낫는 '세 가지' 이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07/18 05:00
알레르기 비염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질환 중 하나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걸리면 평생 혈압·혈당을 조절하며 지내듯, 알레르기 비염도 만성질환이라는 생각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항원이 코 점막에 닿아 증상 유발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과민 반응해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있다. 항원이 코 점막을 자극할 때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 대표 항원은 꽃가루(돼지풀·쑥·자작나무 등),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곰팡이, 먼지 등이다. 이런 항원이 코 점막 속 수용체(항원을 인식하는 부위)에 닿으면 면역세포들이 몰려와 항원과 맞서 싸운다. 그 과정에서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유발된다.
◇알레르기 비염 안 낫는 세 가지 이유
면역체계 바꾸기 어려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면역체계에 있다. 항원이 몸속에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순차적으로 대응하는데, 사람마다 면역세포 수나 힘 등이 다 다르다. 면역체계는 자라면서 식습관·주거 환경 등에 의해 형성되며, 유전적 요인도 큰 영향을 준다. 이런 면역체계를 임의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면역체계를 바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보인 치료법은 없다.
항원 못 없애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항원들은 유난히 눈에 안 띌 정도로 작고,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피하기 어렵다. 자신의 항원이 무엇인지 알아두면 그나마 낫지만, 환자 대부분이 항원을 정확히 모른다.
악화요인 못 피해
찬 바람 등 증상을 악화하는 환경 요인을 피하는 것도 어렵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은 코 점막이 예민해서, 차가운 공기가 조금만 닿아도 콧물·재채기 등이 나온다. 찬 공기를 따뜻하게 만드느라 코 점막이 일을 과도하게 하면, 더 예민해져서 같은 항원에도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는 악순환이 유발된다.
◇약으로 조절하고, 마스크 사용하면 완화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나이가 들면 코 점막이 점점 위축돼, 50대부터 알레르기 비염 증세도 완화되기는 한다. 그 전에는 증상이 괴롭다면 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로 콧물·코막힘·재채기를 막고, 스테로이드제로 염증을 없앤다. 항원 성분이 든 약을 소량씩 꾸준히 주입해 몸이 항원에 적응하도록 돕는 면역요법이 수년 전에 도입됐지만 효과는 70% 정도다. 소아·청소년이거나 20~30대의 젊은 성인은 비교적 효과를 잘 보지만, 3~5년 정도만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비용이 많이 든다. 코 점막 안쪽의 살을 고주파로 태워 항원 수용체를 파괴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피부가 재생되면 항원 수용체도 다시 늘기 때문에, 효과가 1~2년만 유지된다. 만약 코 안쪽의 공간이 좁은 사람이라면 점막하비갑개절제술을 고려해볼만 하다. 코 안쪽 공간이 넓어져, 알레르기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인 코막힘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
평소에는 담배를 끊어야 한다.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온도·습도 차이가 큰 곳에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심해잔다. 따라서 마스크를 써서 코 점막이 대기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 좋다.